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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적'에서 '돌직구' 외교대변자로…헤일리 美유엔대사

송고시간2017-04-0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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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출신 '외교 초년병' 외교무대서 존재감 과시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단연 주목받는 예상밖 인사가 있다. 한때 '트럼프의 정적'으로 꼽혔던 니키 헤일리(45) 유엔주재 미국 대사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헤일리 대사의 '돌직구' 공개발언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가늠하는 선도적 역할(bellwether)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단적인 사례는 '시리아 내전'에 대한 발언이다. 헤일리 대사는 지난달 30일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축출이 더는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동안 시리아 반군 세력을 지원해온 미국의 정책 변화를 공개적으로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에 앞서서도 헤일리 대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 정책 등에서 과감한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지난달 27일 미국의 친(親) 이스라엘 로비 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의 정책 콘퍼런스에서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면서 이 행사의 스타로 떠올랐다고 WP는 평가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북핵 해결을 압박하고 나선 것도 그의 존재감을 보여준다.

헤일리 대사는 ABC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중단을 원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그것을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증명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강경 발언을 날렸다.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헤일리 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정가에서 정치 경력을 쌓았고, 결국 주지사 자리에 올랐다. 2012년에는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을 지지했고, 그가 중도에 하차하자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지지로 돌아섰다. 당시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적'으로 꼽히는, 그것도 외교정책 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40대 주지사를 유엔대사로 발탁한 것은 의외의 카드로 받아들여졌다.

다소 모호한 외교적 수사와는 거리가 있는 직설화법은 이러한 그의 경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트럼프의 오른팔'로 꼽히는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다른 핵심인사들이 대체로 물밑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여기에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스타일까지 맞물리면서, 헤일리 대사의 '돌직구 스타일'이 외교무대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AFP통신은 해석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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