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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대통령에 부치치 당선…"유럽 길 걷되 러와 우호유지"

송고시간2017-04-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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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정책 '두마리 토끼 전략' 재확인…야당 "권력집중으로 권위주의 강화 우려"

기성정치권 풍자로 돌풍 25세 막시모비치 9% 득표 '미풍' 그쳐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세르비아의 새 대통령으로 우파 성향의 알렉산다르 부치치 현 총리가 당선됐다.

세르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총 투표의 91%의 개표가 이뤄진 가운데 부치치 총리가 약 55%를 득표, 당선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부치치 총리는 50%를 훌쩍 넘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초 예상처럼 승부를 1차 투표에서 결정지었다.

인권운동가 출신의 친서방 자유주의자인 사사 얀코비치가 약 16%, 부패한 기존 정치권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며 돌풍을 일으킨 25세의 정치활동가 루카 막시모비치가 약 9%를 득표, 뒤를 이었다.

작년에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 부크 예레미치 전 외교장관은 6%를 밑도는 득표율에 그쳤고, 유고 전쟁범죄자 출신의 극단적 국가주의자 보이슬라프 셰셀은 5%를 간신히 넘겨 체면을 구겼다.

집권 세르비아 혁신당(SNS) 대표를 겸임 중인 부치치 총리는 전날 출구조사에서 낙승에 예상됨에 따라 당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대선 승리를 선언하며 "세르비아 국민 대다수의 뜻에 따라 유럽의 길을 계속 걷는 한편 러시아 등 전통적인 우방과의 우호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비아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알렉산다르 부치치 총리[AFP=연합뉴스]
세르비아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알렉산다르 부치치 총리[AFP=연합뉴스]

부치치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을 벌이고 있는 세르비아에서 정책의 연속성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코소보 등 주변국과의 갈등 등 복잡한 국내외 정세 속에서 강력한 리더를 원하는 국민 정서가 이에 호응하며 손쉽게 대권을 손에 넣었다는 분석이다.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수십 만 명이 사망하는 내전으로 몰고 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정권에서 정보부 장관을 지낸 부치치 총리는 2014년 4월 총리 취임 이후 세르비아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밀어붙이는 등 친(親)서방 개혁주의자로 변신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칸 반도에 부쩍 영향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며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EU 가입과 친(親)러시아 노선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하네스 한 EU 확대 집행위원은 이날 부치치 총리의 대선 승리가 확정되자 "부치치 총리는 세르비아 국민의 강력한 지지를 통해 얻은 권력을 신중한 방식으로 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헌법적 틀을 충실히 존중할 것이라는 다짐을 그가 준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 집행위원의 이런 발언은 부치치 총리가 정권을 견제하는 마지막 권력으로 평가되는 대통령직까지 차지함으로써 세르비아의 민주주의 제도가 약화되고, 권위주의가 부활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세르비아는 의원내각제 국가로 대통령보다 총리의 권한이 크지만, 야당들은 지금도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정실 인사 등을 일삼고 있는 부치치 총리가 5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발판으로 권력을 더 공고히 해 세르비아를 독재 체제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치치의 당선이 확정된 뒤 "세르비아가 직면한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풀기 위한 그의 노력과 균형 잡힌 외교 정책 추구에 대한 대중의 광범위한 지지가 확인된 것"이라며 축하를 보냈다.

푸틴 대통령은 대선 직전 러시아를 방문한 부치치 총리를 만나 전투기, 전투용 전차, 장갑차 등 무기 지원을 약속하는 등 그에 대한 공개적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세르비아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부치치 총리 [AFP=연합뉴스]
세르비아 새 대통령으로 당선된 부치치 총리 [AFP=연합뉴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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