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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대세론 수성' 도전 앞에 선 문재인

송고시간2017-04-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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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수도권 경선에서 60.4%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성남시장(22%), 안희정 충남지사(17.3%) 등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문 전 대표는 수도권 경선을 포함한 4개 권역별 순회경선의 누적득표에서도 절반을 훌쩍 넘겨 결선투표 없이 대선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5.9 대선'에 출마할 각 정당 후보로는 문 전 대표와 함께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결정됐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거의 확정적이다. 문 전 대표는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정의냐 불의냐의 선택"이라면서 경제·안보를 바로 세우고 불공정·부정부패·불평등을 청산하며 연대와 협력을 통해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온 유력 대선후보이나 최근 들어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명 후보 전원이 끝까지 대선에 나서는 5자 대결과 안 전 대표, 홍 지사가 함께 출마하는 3자 대결에선 여전히 문 전 대표가 1위이다. 그러나 안 전 대표와 양자 대결을 펼칠 경우 36.4% 대 43.6%로 밀린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조기 대선 흐름이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안 전 대표의 박빙 구도가 형성되면서 문 전 대표 대세론이 주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대선 판세가 급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문 전 대표가 가장 앞서 있으나, 안 전 대표의 지지율 급등은 보편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나라 안팎의 위기 상황 속에서 대통령 탄핵사태로 흐트러진 국정을 다잡고 새로운 국가적 도약을 모색할 리더십을 뽑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문 전 대표가 적임자로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문 전 대표의 대북·안보관을 놓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형성된 데 대해선 이를 불식시킬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존위와 국민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믿고 맡길 만하다는 신뢰를 주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아울러 탄핵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로 나눠 우리 사회 내부에 골 깊게 형성된 분열과 증오의 갈등 구조를 해소하는 것도 시대적 과제다. 이를 위해선 진보진영의 대표 주자인 문 전 대표가 앞장서 통합과 화해를 향한 행보를 해야 한다. 적폐 청산도 일리 있는 주장이나 당장 국민 통합에 우선하는 가치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차기 정부에서는 과거와 같은 대통령 권력 독점구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회 선진화법만 해도 독선적 국정운영 방식을 갖고선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될 것이다.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는 협치와 연대가 아니고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문 전 대표 언행이 이런 달라진 상황과 부합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적잖은 불만이 표출됐던 대목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는 새로운 정치 환경에 맞춰 권력 분점을 어떻게 모색할지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개헌의 방법과 시기를 명확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헌 전까지 현행 헌법 내에서 권력 분산을 추진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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