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세계육상선수권 주 경기장서 한국 선수 못 보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오는 8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주 경기장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아직 트랙·필드 종목에서 대회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가 없어 한국 육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러다간 마라톤, 경보 선수 등 도로 종목 선수들만 세계선수권대회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제한된 기간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에게만 8월 4∼13일 런던에서 벌어지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준다.

마라톤과 경보, 트랙 10,000ｍ 등 장거리 선수들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올해 7월 23일 사이에 작성한 기록이 기준기록을 충족했다면 런던에 갈 수 있다.

주 경기장에서 열리는 대부분 트랙과 필드 종목의 기준기록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7월 23일 사이에 작성된 것만 인정한다.

11일 현재 기록을 살피면, 트랙과 필드에서 기준기록을 통과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남자 100ｍ 한국기록(10초16) 보유자인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은 10초 47에 머물러 기준 기록(10초 12)을 넘지 못했다.

남자 멀리뛰기의 김덕현(광주광역시청)도 기준기록(8ｍ 15)에 모자란 8ｍ에 그쳤다.

김국영과 김덕현은 트랙·필드를 대표해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출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육상계에 따르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기대하는 선수들은 남자 110ｍ 허들의 김병준(국군체육부대), 여자 100ｍ 허들의 정혜림(광주광역시청), 남자 200ｍ 박봉고(강원도청), 남자 포환던지기 정일우(성남시청) 등이 꼽힌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해 기준기록을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다음달 2∼5일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전국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기준기록을 통과하지 못하면 따로 국제대회에 출전해 7월 23일 전까지 기록 단축에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김병준은 지난 4일 전국종별대회에서 13초69를 찍어 기준기록(13초48)에 성큼 다가섰다.

정혜림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기록한 13초23을 0.25초 더 줄여야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있다.

박봉고는 32년 묵은 한국기록(20초41)을 깨야 기준기록을 충족한다. 기록 격차는 약 0.5초로 절대 만만치 않다.

정일우는 올해 종별대회에서 19ｍ 23을 던져 기준기록(20ｍ50) 충족 기대감을 높였다.

기준기록 통과가 발등의 불인 트랙·필드 선수들과 달리 마라톤, 경보 선수들은 비교적 여유 있게 기록을 넘어섰다.

남자 마라톤 기준기록 2시간 19분을 넘은 선수들은 손명준(삼성전자)을 비롯해 12명, 여자 마라톤 2시간 45분을 충족한 선수는 안슬기(SH공사)를 필두로 20명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들 중 기록이 좋은 선수들을 추려 세계선수권대회에 내보낸다.

남자 20㎞ 경보의 간판 김현섭(삼성전자)을 비롯한 4명도 기준기록(1시간 24분)을 이미 달성했다.

저변이 얕고 연맹의 중장기 발전 계획도 사실상 없는 상태에서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은 점점 달성하기 어려워져 한국 육상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기준기록과 한국 기록(11일 현재)

※ 마라톤, 경보, 계주, 복합 경기, 10,000ｍ는 2016년 1월 1일∼2017년 7월 23일 작성된 기록에 한함.

※ 나머지 종목은 2016년 10월 1일∼2017년 7월 23일 작성된 기록으로 제한함.

※ 한국기록은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준기록 달성 시한에 작성된 기록임.

cany990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5/12 08: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