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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한 '개콘'과 시즌오프 '웃찾사'…개그쇼 위기탈출 가능할까

송고시간2017-05-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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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실종·시청자층 분산 등이 부진 원인…"'큰 변화'만이 살 길"

[KBS·SBS 제공]
[KBS·SBS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지상파 공개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좀처럼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장수 개그 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는 2년째 한 자릿수 시청률로 역대 최저치고, SBS TV '웃찾사'는 야심 차게 마련한 '레전드 매치'가 빛을 보지 못하자 시즌 종영을 선언했다.

침체 원인으로는 내부적으로 화제성을 불러오지 못하는 캐릭터와 유행어, 외부적으로 인터넷과 케이블 채널 등으로 인한 시청자층의 분산 등이 꼽힌다.

개그콘서트
개그콘서트

[KBS 제공]

900회를 맞은 '개그콘서트'는 개그 프로그램 영욕의 역사를 대변한다.

1999년 첫 방송부터 선보인 '사바나의 아침'을 비롯해 '갈갈이 삼형제', '마빡이', '대화가 필요해', '분장실의 강선생님', '달인', '용감한 녀석들', 수많은 인기 캐릭터를 낳은 '봉숭아 학당'은 누구나 한 번쯤은 봤거나 안 봤어도 유행어는 알 정도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특히 '마빡이' 등이 유행한 2006년 무렵에는 전국 평균 시청률이 34%를 돌파하며 일요일 밤 한 주를 마무리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한 가지 유행어를 너무 우려먹는다'는 비판은 있었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 두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했다. 지금처럼 한 자릿수로 내려앉은 것은 약 2년 전이다. 시청률도 문제지만 화제성이 '제로'에 가까운 것이 더 뼈 아프다.

'개콘' 연출을 맡은 지 5개월 된 이정규 PD는 13일 실패 요인으로 '대본 의존 경향'을 꼽았다. 그는 "개그맨의 캐릭터보다는 잘 짜인 대본과 콩트 완성도에만 집중해온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고 보면 '레전드'로 불리는 코너들은 재기발랄한 캐릭터와 유행어를 통해 끊임없이 회자했다.

웃찾사-레전드매치
웃찾사-레전드매치

[SBS 제공]

'웃찾사'는 사정이 더 어렵다. 시청률이 30%에 육박했던 전성기 시절 같은 코너들을 다시 탄생시키겠다는 의지 아래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호응을 얻은 경연 방식을 차용했지만 시청률 3%의 벽을 넘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SBS 관계자는 "새 코너도 많이 넣고 경연 방식도 도입했는데 작은 변화로는 전환점을 맞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시청자 취향이 매우 다양해져 신선하면서도 보편적인 개그 코드를 충족시키는 것이 참 어렵다"고 털어놨다.

인터넷과 케이블 채널에 신선한 개그 아이템이 넘쳐나는 것도 지상파의 목을 옥죈다. 지상파 개그 프로만의 전유물인 것 같았던 정치풍자조차 케이블이나 SNS에서 더 과감하게 이뤄지다 보니 지상파는 더 설 곳이 좁아졌다.

'개그콘서트'의 김준호와 김대희
'개그콘서트'의 김준호와 김대희

[연합뉴스 자료사진]

관계자들은 결국 '변화'만이 돌파구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묘책은 아직 찾지 못한 분위기다.

'개콘'은 900회 기념 3부작 특집 후 코너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원년 멤버 김준호와 김대희도 컴백한다.

이정규 PD는 "공개 코미디가 갑자기 외부에서 콩트를 찍는다거나 버라이어티를 할 수는 없겠지만 시청자의 빨라진 호흡에 맞춰 관객과 소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코너 절반을 새롭게 바꾸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웃찾사'는 긴 휴식을 확보한 김에 아예 새로운 포맷을 찾아 나선다.

SBS 관계자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며 "'웃찾사'가 쉬는 동안 다른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채울 것이고 그동안 다른 방식을 고민하겠다. 그래도 개그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으니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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