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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영 "'고영태 파일'은 내 생각과 상상"…'모르쇠' 일관(종합)

송고시간2017-05-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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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있던 책상은 고영태 것…'왜 줬나' 관리인에 따져"

최순실 사건 '기획 폭로·조작' 주장엔 "사실 아니다" 반박

최순실, 법정으로
최순실, 법정으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 씨가 1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7.5.19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이른바 '고영태 파일' 속 등장인물 중 한 명인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이 법정에서 녹음 파일 속 얘기의 상당 부분은 과장됐거나 자신의 상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고씨가 비위 혐의로 구속된 상태에서 측근이나 관련자들이 행여 국정농단 과정에 사적인 이권을 추구한 혐의 등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발빼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류 전 부장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비선 실세'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런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류씨는 고씨 측근인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녹음 파일에 등장한다. 이 파일에는 고씨와 류씨, 박헌영 K스포츠 재단 과장 등이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 이들이 재단 장악, 이권을 위한 사업 진행 등을 '논의'하는 내용도 있다.

최씨 측은 이를 근거로 이들이 재단 장악과 이권 사업을 모의했으며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외부에 기획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씨는 그동안 최씨 재판에 여러 차례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매번 거부하다 검찰이 고영태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자 법원에 출석 의사를 밝혔다.

류씨는 '고영태 파일'에서 "VIP가 만족하고 있다. K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도 빨리하자고 하더라. 소장이 업무보고 하면 되니까…"라고 언급한 것으로 나온다.

그는 이 '소장'이 최씨라는 건 인정하면서도 'VIP' 부분에 대해선 "K스포츠클럽 활성화 방안을 문체부 장관의 업무보고에 포함하면 되겠다고 해서 제가 과장되게 말한 것"이라며 "사실 VIP는 제가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씨는 검찰이 "민간인인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화 아닌가"라고 묻자 "제 생각과 상상"이라고 물러섰다.

녹음 파일에는 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강원도 평창에 사저를 짓는 계획을 얘기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이 대화에서 류씨 등은 '아방궁'이라는 언급까지 한다.

이에 대해서도 류씨는 실체가 없는 '과장된 얘기'였다고 발을 뺐다. 그는 "사저 건축 계획은 제가 과장되게 얘기했던 부분"이라며 "가보면 알겠지만 거기가 사저가 들어갈 곳이 아니다. 제 기준으로 너무 좋고 말 목장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제가 김수현한테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지배할 지주회사를 설립하려 한 의혹이 사실인지 최씨의 변호인이 묻자, 류씨는 "구상 자체가 말이 안 되고 처음부터 지주회사로 생각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고영태씨가 이달 10일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영태씨가 이달 10일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류씨가 계속해서 '모르쇠' 취지의 대답을 하자 검찰은 "평소에도 상상해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더블루K가 최씨 회사가 맞느냐"는 검찰 물음에도 "잘 모르겠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더블루K에서 진행한 사업에 대해서도 "최씨에게 따로 보고하지 않은 거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최씨도 가끔 같이 회의하는 것 같았고, 뭔가 이뤄지면 최씨 도움을 받아서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블루K를 주도적으로 운영한 건 고영태 등이었고, 최씨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는 취지다.

류씨는 또 최씨의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가 언론에 보도된 직후 더블루K 건물 관리인 노모씨에게 '왜 문을 열어줬냐'며 따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태블릿PC가 있던 책상이 고씨의 것이었다며 "고씨 책상이 사무실에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안에 든 물건을) 주지 말라고 했는데도 언론에 나왔기에 노씨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르고 쓴 적도 없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류씨는 "내가 (최씨를) 짧게 알고 지낸 동안 (태블릿)PC 자체를 만진 일이 없다"고 답했다.

류씨는 미르·K재단에 대한 최씨의 영향력 등 의혹의 상당 부분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류씨는 다만 검찰이 "최씨 주장은 국정농단 사건을 증인과 고영태가 다 조작하고 엮은 것이라고 한다"고 묻자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며 "언론에 일부 왜곡된 부분이 많아 최씨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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