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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목표↑] 2년째 정부 전망 미달…올해는 초과달성할 듯

송고시간2017-05-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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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이후 처음으로 취업자 증가 목표 상향조정 예상

"양적 확대 보다 '질' 높여야…민간부문 일자리 창출력 제고 필요"

서울 한 대학가의 취업정보 게시판을 보는 학생 [연합뉴스DB]

서울 한 대학가의 취업정보 게시판을 보는 학생 [연합뉴스DB]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정부가 취업자 수 전망치 상향조정 작업에 착수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행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대선 기간 공공·민간부문을 포함해 일자리 131만개를 만들어 경제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임기 첫해부터 강력한 일자리 드라이브를 걸어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실제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가장 먼저 챙긴 것도 일자리다.

다만 일부에서는 새정부가 일자리의 양적 확대에만 집중하다가 고용의 질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 이명박 정부 이후 일자리 전망치 첫 상향조정할 듯

21일 정부,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정부는 다음달 발표하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을 30만명대로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는 지난해 말 경제정책방향 때 발표한 26만명(전년 대비)이다.

통상 정부는 연말이나 연초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올해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을 상향조정하게 되면 이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이후 처음이 된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2008년 3월 7% 성장능력을 갖춘 경제를 만들겠다며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애초 정부는 이 전 대통령 취임 전인 2008년 1월 경제운용방향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을 30만명으로 예상했으나 이 전 대통령 취임 후 각종 규제 완화로 경제가 성장해 취업자 수가 35만명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수정했다.

그러나 실제 2008년 취업자 수는 정부 전망의 반 토막도 되지 않은 14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정부는 전년 말 제시한 32만명에서 박 전 대통령 취임 후인 2013년 3월 25만명으로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를 오히려 축소했다.

글로벌 수요 회복이 부진해 수출 개선세가 주춤하며 7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저성장이 지속하는 등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해 취업자수가 38만6천명 증가하면서 정부 전망을 6만6천명∼13만6천명 초과 달성했다.

정부 전망치는 정부의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 뿐 아니라 의지를 담고 있어 목표치로도 불린다.

이 때문에 정부 전망은 민간 연기관보다 더 낙관적이게 되고 실제 일자리 결과치를 밑도는 경우가 잦다.

정부는 2004∼2009년까지 내리 실적치보다 낙관적인 취업자 수 증가 전망을 제시했다.

2010∼2014년에는 실적치가 정부 전망치를 웃돌기도 했지만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실적치가 정부 전망보다 11만3천명, 2016년에는 5만1천명 더 적었다.

◇ 4월까지 '나쁘지 않은 고용지표'…일자리 정책 효과도 기대

박수치는 문 대통령
박수치는 문 대통령

(영종도=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박수치고 있다. 2017.5.12
srbaek@yna.co.kr

정부의 일자리 상향 조정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것은 4월까지 고용지표가 양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한몫한다.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24만3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2월에는 37만1천명으로 확대됐다.

3월에는 2015년 12월 이후 최대인 46만6천명 증가했고, 4월에도 42만4천명으로 2개월 연속 4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1∼4월 평균으로는 올해 정부의 전망치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37만6천명이 증가했다.

여기에 정책 효과도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서 공공부문 81만개를 포함해 총 131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실제로도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일자리 대통령으로서의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1호 업무지시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와대 내 일자리 수석직도 신설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당면한 일자리 상황을 점검해 당장 개선할 사항을 수립해 보고하도록 주문했고, 첫 외부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곧 편성이 가시화할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도 대부분 일자리 사업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당장 올해 정부가 공공부문 채용을 늘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정부는 이미 올해 초 공공기관 채용 인원의 55%를 상반기에 채용한 뒤 하반기 상황을 보면서 채용 인원을 늘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추경의 용처가 일자리를 늘리는 데 쓰일 가능성이 크다"며 "취업자 수 증가폭이 올해 30만명을 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자리 질엔 물음표…"민간부문에서 일자리 창출하도록 해야"

[일자리 목표↑] 2년째 정부 전망 미달…올해는 초과달성할 듯 - 3

문제는 일자리 양의 확대가 아니라 질 개선에 있다.

정부는 추경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재정 부담 때문에 정부가 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직접 만들기는 쉽지 않다.

81만개 공공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를 채우기 위해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대선 당시부터 문 대통령의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작고 실현이 되더라도 재정 부담 때문에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일자리가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질이 나쁜 일자리 위주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구조조정 때문에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반면,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상당수 개업을 하며 자영업자는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실제 취업자 수 증가폭에 비해 체감 고용지표 개선은 더디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로 국민 소득 증대, 소비 활성화, 기업 투자 확대, 다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자리가 양적으로 늘어나더라도 일자리 질이 나빠 체감 고용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선순환 구조는 작동하기 어렵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공공부문 일자리 위주로 늘어나면 일자리 질이 좋기 어렵다"며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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