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피고인, 직업은…" 질문에 "무직입니다"…최순실 울먹(종합)
송고시간2017-05-23 10:20
담담한 표정으로 정면만 응시…"국민참여재판 원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구속 53일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정식 재판에 출석했다.
오전 10시 정각에 법정에 입장한 재판부는 개정 선언을 한 뒤 법정 옆 대기실에 있던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입장시켰다.
박 전 대통령은 정면을 응시하며 법정에 들어와 법대(法臺) 오른편 피고인석에 앉았다. 옆자리엔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동석했다.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어떻게 됩니까"라는 김 부장판사의 인정신문(재판 전 피고인 신원 확인)에 일어서서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앞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같은 질문에 '전직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다른 대답이다.
박 전 대통령은 주소를 묻는 말엔 "강남구 삼성동…"이라며 내곡동 이사 전 주소를 말했다. 생년월일이 1952년 2월 2일이 맞느냐는 말엔 "그렇다"고 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국민참여재판 의사가 있는지도 물었으나 그는 일어서서 마이크를 잡고 "원하지 않습니다"고 답한 뒤 다시 착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말을 들은 뒤 이어진 최순실씨의 인정신문에서 최씨는 감정이 북받치는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자신의 인적 사항 확인에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6분께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재판 50분 전인 오전 9시 10분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그는 감색 사복을 입고 올림머리를 한 것처럼 뒷머리를 머리 집게로 고정했지만, 왼쪽 가슴엔 수용번호 503번이 적힌 배지가 달렸다.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같은 달 31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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