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트럼프-메르켈, 날선 공방…"獨못됐다"vs"독일산 우수"
송고시간2017-05-27 11:33
'악수 거부 논란' 이어 두 정상 불편한 관계 또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사이에 또다시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3월 메르켈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불거진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거부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두 정상의 가시 돋친 설전이 주목받고 있다.
포문을 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이었다.
독일 일간 슈피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만나 독일의 무역흑자를 논하며 "독일인들이 아주 못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보라"며 "끔찍하고 우리는 이것을 막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논란이 되자 게리 콘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의 부친은 독일계"라는 말까지 주워섬기며 진화에 나서야 했다.
메르켈 총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의 대(對) 독일 무역적자는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제품의 질과 관계가 있다"고 응수했다.
독일의 대미 수출액이 수입액보다 많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환율조작 덕이라기보다는 독일 제품 질이 미국 제품보다 좋기 때문이라는 뼈 있는 주장이다.
또 독일의 미국 직접투자액이 상당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유럽 각국 가운데 유독 독일만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유로존이라는) 통화 공동체고 사실상 단일시장"이라며 "한 국가만 특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이처럼 불편한 관계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메르켈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악수하자는 메르켈 총리의 말을 못 들은 체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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