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헝 의회' 출현 가능성"…하드 브렉시트 차질빚나(종합)

(서울 런던=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일주일 뒤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가 어렵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법안의 단독처리가 불가능해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힘든 '헝 의회'(Hung Parliament)가 나타나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전략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는 6월 8일 조기총선 때 보수당이 310석을 얻는다는 중간 예측치를 내놨다.

이는 현재 보수당 의석 330석보다 무려 20석이 줄어든 규모다. 650석인 하원에서 과반의석(326석)을 잃게 된다는 예측치다.

반면 노동당은 현재 의석(229석)보다 많은 25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유민주당은 1석 늘어난 10석을,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4석 줄어든 50석을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정당 지지도를 파악하는 기존 여론조사들과 달리 개별 선거구별 조사를 토대로 예측치를 산출한 것이라고 유고브는 설명했다.

선거구별로 추출한 유권자 패널단 5만명을 상대로 7천명이 일주일에 걸쳐 인터뷰를 실시했고, 나이, 사회적 배경, 과거 투표 기록 등을 골고루 반영해 각계각층의 민심을 파악할 수 있다고 유고브는 설명했다.

정당 지지도로 보면 보수당이 42%, 노동당이 38%로 나온다고 유고브는 덧붙였다

한때 100석 이상의 과반의석 전망이 나오던 보수당 지지도는 최근 노령층 복지를 삭감하겠다는 보수당 공약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 와중에 발생한 맨체스터 테러에 따른 영향은 확실하지 않다는 게 일반적 평가였다.

그럼에도 압승으로 브렉시트 전략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고 재신임을 받겠다고 선언한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잃는다는 전망 자체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유고브의 이번 조사 결과는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예측과 큰 차이를 보여 정확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다른 기관들은 보수당이 과반의석수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 총리의 측근은 조기총선 결정 당시 50~60석 수준의 절반을 넘는 의석수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기관인 ICM은 전날 보수당의 지지율의 45%로 노동당(33%)을 12%포인트 차로 앞선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같은 평균 지지율을 의석으로 환산해 적용한다면 보수당이 보수당이 절반보다 76석 많은 의석을 얻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 보수당 46%, 노동당 34% 지지율 결과를 내놓은 콤레스의 앤드루 호킨스 대표도 "유권자들이 2015년과 같은 투표행태를 보인다면 보수당이 100여석 많은 과반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 서베이션은 보수당(43%)이 노동당(37%)을 6%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영국의 2015년 총선 때는 이른바 '샤이 토리'로 불리는 보수성향을 숨긴 유권자들이 판을 흔들어 보수당이 예상을 뒤집고 압승을 거뒀다.

유고브도 이번 설문조사의 오차 범위가 상당히 넓어 보수당이 최대 345석, 최소 274석을 차지할 수 있다며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스테판 셰익스피어 유고브 대표는 여론조사에 사용한 모델이 지난해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정확성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이 잔류가 우세하다는 관측을 내놓을 때 이 모델은 줄곧 탈퇴를 예측했다는 것이다.

셰익스피어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모든 선거구에서 표심이 흔들리는 현상을 볼 수 있다"면서 극적 반전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luci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5/31 20:1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