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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암매장범 징역3년…20년 연끊은 아버지가 합의

송고시간2017-06-05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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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콘크리트로 암매장한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20년간 남남으로 지낸 피해자 아버지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거세다.

동거녀 암매장범 징역3년…20년 연끊은 아버지가 합의 - 1

유족과의 합의가 감형 사유가 되더라도 내연녀 암매장범을 재차 선처하는 것은 국민정서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5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16살 집을 나가 독립한 A(사망 당시 36세)씨는 20년 동안 1년에 한두번 아버지와 연락할 정도로 왕래가 없었다.

강원도 살던 A씨의 아버지 B씨는 딸이 숨진 사실을 4년동안 알지 못했다. 이 기간에 B씨는 경찰에 실종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 딸의 사망 소식을 알게 된 B씨는 경찰에서 "딸이 혼자 잘 사는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지난 1일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39)씨에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하고 사체 은닉까지 했지만, 유족이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1심과 항소심에서 공소 내용이 모두 유죄로 인정됨에 따라 법리적 다툼 사항이 없어 사실상 검찰의 대법원 상고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생전 피해자와 유대감이 사실상 없었던 아버지의 합의로 감형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동거녀 암매장범 징역3년…20년 연끊은 아버지가 합의 - 2

이씨는 2012년 9월 중순께 충북 음성군 대소면 A씨의 원룸에서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범행을 숨기려고 이씨는 웅덩이를 파 A씨의 시신을 넣고 미리 준비해 간 시멘트까지 개어 부었다.

이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동거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되레 행방을 묻고 다니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

하지만 '한 여성이 동거남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수사 끝에 범행 4년만인 지난해 10월 18일 꼬리가 밟혔다.

이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에 의해 A씨의 유골이 발견되자 자백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사체 은닉)로 함께 기소된 동생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동거녀를 숨지게 하고 콘크리트 암매장한 '엽기' 범죄자인 이씨의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logo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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