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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中·日·유럽 복잡해진 셈법…돈줄죄기 고심하나

송고시간2017-06-1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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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 또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중국과 일본, 영국은 현행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눈치 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미국처럼 돈줄을 죄며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를 모색해야 하는 압박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월 이후로 시중금리를 끌어올리면서 충분히 방어벽을 쳐 둔 상태다. 일본은행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했지만, 슬며시 자산매입규모를 줄이는 '스텔스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은 통화정책을 바꾸기에는 정치적 여건이 지나치게 불안한 상황이지만, 물가상승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저금리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유럽은 금리 추가인하는 없다고 밝히며 서서히 양적완화에 브레이크를 밟았다.

◇ 中 일단 관망 가능성…"이미 시중금리 충분히 올렸다"

중국은 그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때마다 자본 유출을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이번에는 관망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민은행이 최근 연달아 시중금리를 올리면서 충분히 방어벽을 쳐둔 덕이다.

지난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직후에 인민은행은 시중금리를 일제히 끌어올렸다.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시중은행에 6개월∼1년짜리 자금을 빌려주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물론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금리를 일제히 올린 것이다. 대신 예금 기준금리는 1.5%로 그대로 유지했다.

투자은행들은 중국 당국이 충분히 정책을 내놨다고 판단했다.

팀 컨던 ING 아시아 리서치장은 "인민은행은 현행 유지를 택할 것"이라며 "최근의 금리 인상이 금융시스템 레버리지(차입)를 막고 통화 여건을 긴축했기에 당국이 추가 긴축이 필요할지를 기다리며 지켜보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안화 절하 압력이 사라진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인민은행은 1일 고시 위안화 가치를 0.79% 절상했다. 2005년 중국이 달러 페그제를 버린 이후로 두 번째로 큰 절상 폭이었다. 이 같은 추세 속에 고시 위안 값은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왕타오 UBS 중국 경제 리서치장은 "위안화 절하 압력은 사라졌다"며 "시장이 이미 연준의 6월 금리 인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민은행
중국인민은행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日銀, 당분간 현행정책 유지 가닥…'스텔스 테이퍼링' 가능성도

'아베노믹스'로 장기간 양적완화 정책을 펼쳐온 일본도 고민에 빠졌다.

일본은행은 당장 15∼16일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마이너스(-)0.1%로, 10년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는 0% 언저리를 잡는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행은 시종일관 출구전략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여기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8일 영국 옥스퍼드대 연설에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달성하기까지 아직 한참 남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제는 당국이 출구전략 신호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네기시 아키오 메이지 야스다 생명보험 사장은 "일본은행이 미래의 (출구전략을) 수정하는 일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이 시장에 알리지 않고 슬그머니 양적 완화 축소를 꾀하는 '스텔스 테이퍼링'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은행이 연말까지 자산매입 규모를 60조 엔으로 줄이고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80조 엔이라는 표현을 삭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본은행은 스텔스 테이퍼링 가능성을 일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가 나서서 일본은행의 국채 매입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채권시장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 브렉시트에 총선쇼크 겹친 英, 정책변화 '올스톱'…ECB "금리 추가인하 없다"

내우외환에 빠진 영국은행도 15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영국 정부는 당장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도 바쁜 상황이다.

최근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이후로 유럽연합과의 브렉시트 협상을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영국은행이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0.25%, 자산매입 규모는 4천350억 파운드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물가상승률 탓에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동월보다 2.9% 상승하면서 약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일찌감치 금리 추가인하는 없다고 시사하며 브레이크에 발을 올렸다.

ECB는 지난 8일 향후 금리정책을 설명하는 '금리를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문장에서 '더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뺐다.

현행 -0.40%인 예금금리를 추가로 내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동시에 연말까지 예금금리 인상 가능성도 없을 것이며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월킨슨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는 12일 경기 회복세가 산업 전반에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 가동되는 통화정책 자극책이 여전히 필요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美 기준금리 1.00∼1.25%로 인상
[그래픽] 美 기준금리 1.00∼1.25%로 인상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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