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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크면 학습능력 우수' 속설 아니다 …관련 유전자 발견

송고시간2017-06-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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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이화여대 연구 성과 '분자 정신의학'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뇌 부피를 증가시키고 동시에 학습능력도 높이는 유전자의 존재가 확인됐다. '뇌가 크면 학습능력이 좋다'는 속설이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과 이화여대의 류인균 석좌교수·김지은 교수팀은 '아쿠아포린4'(Aquaporin4)라는 유전자가 뇌 부피와 학습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창준 박사팀은 뇌를 구성하는 세포의 하나인 별세포(Astrocyte)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이번에 기능을 밝힌 아쿠아포린4 유전자는 별세포에서만 단백질을 발현하는 유전자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의 기능을 망가뜨린 돌연변이 쥐로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했다.

돌연변이 쥐는 일반 쥐와 달리 외부 자극을 받아도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부피가 커지지 않았다. 공간을 기억하는 능력도 다른 쥐보다 낮았다.

이창준 박사는 "아인슈타인의 뇌가 일반인보다 15% 크다는 이야기나 런던 택시 기사의 해마가 유독 크다는 보고 등 뇌 크기와 인지 기능의 상관관계는 꾸준히 연구돼왔다"며 "이번 연구로 뇌 부피 증가와 학습능력 향상에 동시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았다"고 밝혔다.

류인균·김지은 이화여대 교수팀은 사람에서도 이 유전자의 기능이 유사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아쿠아포린4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단백질을 더 많이 생산하는 사람들을 찾아냈다.

단백질을 많이 만드는 사람 14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단백질을 많이 만드는 14명이 언어학습과 관련된 뇌 부위(왼쪽 하후측 측두피질)의 부피가 5% 정도 더 컸으며 영어단어 암기 능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은 교수는 "뇌의 별세포가 고등인지 기능인 언어학습에 관여하는 것을 최초로 찾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 기억 관련 질환에 이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을 알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뇌과학원천사업, 리더연구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27일 자에 실렸다.

왼쪽부터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이화여대 류인균 석좌교수·김지은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왼쪽부터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 이화여대 류인균 석좌교수·김지은 교수.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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