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G20 유럽결속 주력…트럼프 맞서 파리기후협정 엄호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7월 7∼8일(이하 현지시간)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유럽의 단일대오 형성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29일 연방하원 연설에서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파리기후협정의 심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파리기후협정에 대해 "되돌릴 수 없고, 다시 협상할 수도 없는 문제"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유럽연합(EU) 회원국 전체가 앞서 이 협정을 준수하겠다는 동일한 입장을 보였음을 되짚었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오늘날 이 세계의 문제를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풀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심각하게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G20 회의에서 열린 시장과 자유무역의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러한 견해는 자주 되풀이되어온 지론이기에 새롭지 않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에서 이탈하겠다고 밝히고,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기우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다시 한 번 트럼프의 미국과 여타 G20 회원국 간에 일종의 세(勢) 대결을 예고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는 과거 어느 때보다 치열한 토의와 이견 절충, 타협의 무대가 될 공산이 커졌고, 이에 맞물려 정상회의 이후 나올 합의 수준에 큰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 이후 베를린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노르웨이 국가정상 또는 정부수반과 모두 함께 업무오찬을 겸한 G20 준비회의를 열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uni@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06/29 17: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