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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최종 관문'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갖췄나…회의론 여전

송고시간2017-07-05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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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기권 재진입 기술 최종 확증"…軍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일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을 시험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은 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는 데 공을 들였다.

미국 본토 표적에 핵탄두를 정확하게 떨어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주장이지만,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화성-14형 시험발사가 "새로 개발한 탄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 첨두(탄두부)의 열 견딤 특성과 구조 안정성을 비롯한 재돌입(재진입) 전투부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하였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발사의 초점이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는 데 맞춰졌다는 설명이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추진 시스템(엔진), 단 분리와 함께 장거리 미사일의 핵심 기술이다.

사거리가 일정 수준 이상인 탄도미사일은 비행 중 대기권 밖으로 나가게 된다. 미사일이 표적에 닿으려면 다시 대기권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데 이때 필요한 게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다.

ICBM 탄두부가 마하 20∼30의 초고속으로 공기 밀도가 높은 대기권에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견디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ICBM급 미사일은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섭씨 6천∼7천도에 달한다. 탄두부의 삭마(ablation) 현상이 일어나는데 탄두부가 안정적인 형태로 깎여야 예정된 궤도를 비행할 수 있다. 열과 압력으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없으면 탄두가 대기권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대기권 재진입 직후 폭발해 무용지물이 된다.

북한은 중거리 노동급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장거리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았다.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발사 장면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일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을 시험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를 의식한 듯 북한은 작년 3월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 모의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 시험이 섭씨 1천500∼1천600도 환경의 '기계적 삭마' 시험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했다. ICBM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삭마' 기술을 검증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올해 들어 '화성-12형'과 '북극성-2형' 등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면서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북한의 화성-12형 발사 이틀 만인 지난 5월 16일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화성-14형 발사에서 "(대기권) 재돌입시 전투부에 작용하는 수천도의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및 진동 조건에서도 전투부 첨두 내부 온도는 25∼45도의 범위에서 안정하게 유지되고 핵탄두 폭발 조종장치는 정상 동작했다"고 주장했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압력으로부터 탄두와 기폭장치를 안정적으로 보호했다는 설명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화성-14형의 탄두부 모양으로 미뤄 탄두의 하강 단계 속도가 높아 요격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화성-14형의 재진입체(탄두부)는 화성-12형보다 뾰족하다"며 "뾰족한 재진입체는 고속으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어 요격률이 낮다"고 분석했다.

신 선임분석관은 "뾰족한 재진입체는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열 발생률이 높다"며 "북한의 재진입체 내열 기술이 향상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공개한 화성-14형 사진에서는 탄두부에 '텔레메트리'(원격 측정장비)로 보이는 장치가 탑재된 것도 포착됐다.

국방부는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췄을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화성-14형 발사에서)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진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ICBM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화성-14형 발사 성공 자축하는 김정은
화성-14형 발사 성공 자축하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일 실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을 시험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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