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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글로벌 국채가격 '뚝'

송고시간2017-07-0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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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美·亞 국채 약세…독일 1년반 만에 최저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 공포가 글로벌 시장을 짓누르면서 주요국 국채 가격이 일제히 내려가고 증시와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뉴욕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ECB가 6월 통화정책 결정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독일 국채 가격은 1년 반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프랑스,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장중 10bp(1bp=0.01%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10bp 상승한 0.56%까지 올랐다. 2016년 1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10bp 오른 0.92%, 이탈리아 10년물 국채의 경우 12bp 상승한 2.26%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채 금리도 10∼13bp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처럼 유럽 주요국 국채 가격이 줄줄이 내려간 것은 이날 공개된 ECB 회의록 내용 때문이다.

회의록에 따르면 ECB 위원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면 자산매입을 점차 늘릴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논의 끝에 이 문구는 그대로 살리고 대신 '금리를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문장에서 '더 낮은 수준'이라는 부분만 삭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ECB 위원들이 자산매입 관련 문구 수정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ECB의 양적 완화 기조가 끝날 수 있다는 관측에 기름을 부었다.

카르스텐 브레제스키 ING 애널리스트는 "(회의록은) ECB가 6월의 변화보다 더 나가려고 한 것을 보여준다"며 "특히 회의록은 ECB의 양적 완화가 이른 시일 안에 즉각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다시 힘을 얻는 시점에 공개됐다"고 말했다.

ECB의 자산매입은 유럽 주요국이 국채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주요한 이유였다.

지난 4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하는 대신 매입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한 ECB가 추가로 자산매입을 줄여간다면 국채 가격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프란체스코 가르자렐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올해 4분기에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0.7%에 도달할 것이라며 "채권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어올 것"이라고 봤다.

이 같은 채권시장 움직임은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관측됐다.

미국 재무부 10년물 국채 금리는 4bp 오른 2.37%를 기록했다. 이는 5월 초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아시아·태평양국가 가운데서는 7일 호주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5bp 오른 2.689%, 3년물의 경우 3bp 오른 2.018%를 기록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7일 장 초반 0.105%까지 올랐으나, 일본은행이 5∼10년 만기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 공표하면서 다시 0.095%로 떨어졌다.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를 0%로 유지 중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채권시장의 요동은 증시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줬다.

6일 유럽의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 40지수가 각각 0.58%, 0.53% 하락 마감했고, 영국의 FTSE 100지수도 0.41%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74%, 0.94%, 1.00%씩 빠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로 대비 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5% 오른 유로당 1.1426달러까지 올랐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13엔대 초반에서 거래되다가 일본은행의 채권매입 소식이 나오자 7일 오전 11시께 113.80엔에 육박했다. 엔화 환율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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