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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건이 아니개
쫑긋 솟은 두 귀, 넓은 이마, 꼿꼿한 꼬리, 온순한 성격…
안녕하세요. 제주개예요. 제주 고유의 견종이죠. 요즘 사람들이 제 매력에 푹 빠졌다면서요?
저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답니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저와 제주개 친구들의 새로운 가족을 모집했는데 551명이나 몰렸대요.
그런데 가족을 결정하는 조건 때문에 논란이 생겼어요. 생후 2~3개월 된 강아지 20마리는 각 5만 원에 분양되고, 병들거나 늙은 개 6마리는 각 3만 원에 매각되기로 했는데요.
동물보호단체와 많은 시민이 "개는 사고파는 물건이 아니"라고 저희를 위해 목소리를 냈어요. 특히 늙고 병들었다 해서 헐값에 '매각'되어서는 안 된다고 막았죠.
멸종위기 토종개인 저를 제대로 된 검증 절차 없이 추첨으로 분양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잇따랐어요.
"국가에서 보호해도 시원찮은 마당에 경품 추첨하듯 분양하는 방식이라니…" -트위터 @77L****
단돈 5만 원에 분양된 제가 혹시라도 쉽게 버려질까 봐 다들 걱정해주었죠.
"제주개는 두세 달 안에 중형견으로 자란다는데, 집에서 애완견으로 키우다가 나중에 못 키우겠다고 버리면 어떡할래?" -트위터 @r_u_o****
동물권단체 '케어'는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는 값싸게 거래되고, 목줄에 묶여 살다가 개고기로 팔려가는 흔한 유기견으로 전락했다"면서 저도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성명서를 냈어요.
진돗개 친구들은 전화 신청으로 분양되는데요. 사육 마릿수가 많아 원하면 대부분 분양돼, 가장 많이 버려지는 대형견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어요.
진돗개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한 해 평균 6만 마리의 친구들이 버려지죠.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보호단체들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유기견까지 포함하면 연간 10만 마리를 넘긴다고 본대요.
논란이 계속되자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노령·장애견 6마리의 매각을 취소했어요. 또 추첨으로 뽑힌 사람들을 면담하고 사육환경을 점검한 후 분양 여부를 정하기로 바꿨죠.
분양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점검해 제가 버려지지 않도록 조치하기로 했고요. 분양가격도 제주도 내 애견 분양가격과 진돗개, 삽살개 등의 분양가격을 종합해 결정한대요.
이렇게 논란은 일단락됐고, 저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분명 좋은 분들이겠죠?
항상 여러분 곁에서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있고 싶어요. 그러니 저와 제 친구들이 물건이 아니라 생명체라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이 카드뉴스는 제주개 분양 논란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이나현 인턴기자
junepe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17년07월18일 15시00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