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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보석도 아릅답다"…美보석디자이너 케네스 제이 레인 사망

송고시간2017-07-22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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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가짜 보석'을 고급 패션 아이템의 경지로 끌어올린 미국의 보석 디자이너 케네스 제이 레인이 20일(현지시간) 8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잠을 자던 중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레인의 작품은 1960년대부터 미국 패션계에서 인조보석류의 대명사였다.

그는 다른 보석 디자이너의 작품은 물론 박물관에 있는 유물에서까지 영감을 끌어내 자신만의 '페이크 주얼리'를 창안했다.

원래 출발은 구두 디자이너였다.

1932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때 패션 디자인에 빠져들었다. 미시간대에서 잠깐 건축학을 공부하다가 유명한 디자인학교인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으로 옮겼고, 졸업 후 뉴욕에서 명품 브랜드에 소속돼 구두를 디자인했다.

미국 보석디자이너 케네스 제이 레인
미국 보석디자이너 케네스 제이 레인

[사진 출처 = 英 텔레그래프]

미국의 역대 퍼스트레이디의 의상을 디자인했던 아놀드 스카시의 회사에서 일할 때, 그는 인조 다이아몬드를 박은 구두를 만들다가 우연히 보석에 눈을 떴다. 잡화점에서 사 온 싸구려 플라스틱 팔찌의 표면을 반짝이는 모조 보석들로 덮어본 것이 그의 첫 작품이었다.

스카시가 그의 귀걸이·팔찌 디자인에 동의하자 레인은 구두에 사용했던 도마뱀·악어 등의 가죽과 인조보석을 매치한 팔찌를 만들어냈다.

1962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석을 디자인했고, 곧 맨해튼에 자신의 스튜디오를 차려 독립했다.

몇 년 안에 패션가인 5번가에 납품하는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페이크 주얼리'에 미국 상류층은 열광했다. 여성들은 갖고 있던 진짜 보석류에 레인의 작품을 '섞어서' 착용하기 시작했다.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오드리 헵번,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레타 가르보, 낸시 레이건, 다이애나 왕세자빈 등이 그의 고객이 됐다.

레인은 이후 자신의 작품을 미국의 대표적인 홈쇼핑 채널인 QVC에서도 판매하는 대중화 전략으로 큰돈을 모았다.

그는 기존 디자이너가 생각지 못한 매칭을 시도했다. 자수정과 산호, 호박과 터키석, 사파이어와 토파즈를 섞어서 사용하는 감각을 보였다.

인조보석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자, 자신의 작품에 쓰이는 보석은 독일에서 생산하기도 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고인은 생전의 인터뷰에서 "내 작품들은 모두 오리지널"이라고 자부심을 보이면서도 "나 자체가 화려한 가짜(fabulous fake)"라고 말하기도 했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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