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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재난구역 건의했는데 수해 몰랐다?…김학철 해명 논란

송고시간2017-07-2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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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상황 제대로 몰라 연수떠나"…도의회 하루 전 재난구역 요구 기자회견

"도의원들 출국 이견 없었다" 주장이나 조기 귀국 과정 해명도 석연치 않아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사상 최악의 수해 속에 유럽연수에 나서고 비난 여론이 일자 '국민은 레밍'이라고 발언해 공분을 산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귀국해 "수해 상황을 제대로 몰라 연수를 떠났다"고 밝힌 해명이 또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청주, 증평, 괴산 등 충북 중부권에 닥친 사상 유례 없는 수해 상황이 출국하기 이틀 전부터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충북도의회가 특별재난구역 선포를 공개적으로 요구까지 했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 밝혔듯 4명의 도의원들이 출국 직전까지 연수를 떠날지 여부를 논의했고, 한 의원은 공항에서 연수를 포기하고 되돌아온 점으로 미뤄봐도 연수단이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몰랐을리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난 여론이 불보듯 뻔한데도 해외연수를 고집한 것은 결국 안일한 상황 인식과 국민 정서를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의회 행정문회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이번 연수를 주도했던 그는 비난 여론이 일자 조기 귀국하자는 동료 도의원의 요구를 한때 완강하게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서 인터뷰하는 김학철 의원
인천공항서 인터뷰하는 김학철 의원

김 의원은 귀국해 23일 0시께 충북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와 언론, 주민을 통해 (지난 16일 폭우) 피해 상황을 확인했는데,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도의 관련 부서로부터 공공부문 몇 곳을 제외하면 어느 정도 복구됐고, 침수된 상가 물 빠짐 청소 정도만 남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수해가 그리 엄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틀 뒤인 지난 18일 예정대로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도의회는 수해 발생 다음 날이자 연수단이 떠나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정부에 특별재난 구역 선포를 요구했다.

당시 도의회는 "가뭄에 이은 기습폭우는 청주 등 6개 시·군에 사상 초유의 피해를 남겼다"며 "정밀조사가 이뤄지면 그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대책을 수립해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그의 설명과 달리 이미 도의회가 이번 수해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자회견까지 했다는 점에서 상임위원장인 그를 비롯한 연수 도의원들이 이를 몰랐을리 없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최병윤 의원은 이 기자회견장에 참석까지 했다.

김 의원은 "해외연수를 가야 할지 고민을 했지만, 도민을 위한 위원회로 거듭나기 위해 이번 연수를 함께하자는 마음에 (도의원) 누구도 수해 때문에 못 가겠다는 말을 선뜻 하지 못했다"는 말도 했다. 연수를 떠난 4명의 도의원 모두 출발할 때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도의회 재난구역 건의했는데 수해 몰랐다?…김학철 해명 논란 - 2

그러나 수해가 발생한 뒤 유럽연수 강행을 놓고 일부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제기했으나 3개월 전부터 계획됐고, 취소했을 때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결국 출국을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는 얘기다.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이번 해외연수가 논란이 돼 조기 귀국을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그의 해명도 석연치 않다.

그는 "상황 판단이 늦었고, 항공기 발권이 여의치 않아 2명의 도의원을 먼저 귀국토록 했다"며 "연수단장인 (내가) 단원을 두고 먼저 오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6명의 좌석이 확보된 뒤 함께 들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지난 19일 오전 일부 기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외연수는) 선진사례 정책개발이 필요해서 도입된 제도인데 (일정을 취소하면) 돈만 날리고, 욕은 욕대로 먹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난 여론에도 그가 한때 조기 귀국에 부정적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도의회 재난구역 건의했는데 수해 몰랐다?…김학철 해명 논란 - 3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레밍 발언'과 관련, 그는 "외유라는 언론 보도에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다 레밍 신드롬을 말했지만, 국민을 빗댈 의도는 없었다"며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은 김 의원이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국민을 레밍에 빗댄 것이 분명해보인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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