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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사 임용절벽 예견' 보고서 4년 전 교육부 제출

송고시간2017-08-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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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보다 실제 인원 많아 과원 발생"…'국정과제 위해 무리한 충원' 지적

초·중등 예비교사들 11∼12일 서울서 잇따라 집회

신규 교원 선발 축소에 항의하는 교대생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신규 교원 선발 축소에 항의하는 교대생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교육팀 = 초등학교 신규 교원 임용 대규모 축소 논란과 관련해 이미 수년 전에 최근의 교사 과잉 사태를 우려하는 보고서가 교육당국에 제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맞추려는 국정과제 달성을 위해 교원 수를 무리하게 늘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3년 11월 '2014-2025년 초중등교원 중장기 인력수급전망 및 교원의 적정배치방안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국정과제 보고서(연구책임자 박현정 서울대 교수)를 제출받았다.

보고서는 "현행(2013년) 초등학교 학급 수를 유지하면서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선 교사의 법정 정원인 13만8천818명보다 1만1천711명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실제 교과 교사 수는 법정 정원보다 1만693명이나 더 많다"면서 이는 휴직 중인 교사 수가 1만4천221명에 달하는 데다 그 빈자리를 기간제 교사 6천825명과 시간강사 3천937명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초등학교 교사의 과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1만1천711명을 다 충원하기보다는 규모를 축소·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만들려면 2017년까지는 법정 정원보다 2만5천900명, 2020년까지 3만7천693명, 2025년까지 4만2천728명의 교사가 더 필요하지만, 실제 근무 인원을 감안해 충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나 보고서가 제출된 뒤에도 교사의 법정 정원과 실제 근무 인원의 격차는 계속 벌어졌다. 올해 2월 기준 법정 정원은 14만8천245명이지만, 실제 인원은 이미 지난해 18만3천452명을 기록했다.

2013년 당시 학급당 학생 수는 24.0명이었으며, 정부는 2017년 21.2명, 2020년 19.8명으로 낮추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추진했다.

박 교수는 7일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으로 맞춘다는 국정과제에 따라 연구를 수행했는데 당시 현원은 법정 정원보다 이미 1만명 이상 많았다"며 "국정과제 속도를 맞추기 위해 이런 현실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점을 보고서에서 강조했다"고 말했다.

교원 임용 축소 파문이 커지자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간부회의에서 "초등교원 임용과 관련해 학생 수 경감 등을 고려한 10년 장기계획을 관련 부서에서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교육부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1수업2교사제 등 교육현장의 변화와 학령인구 감소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중장기 수급계획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의 교원 수급 불균형 사태는 중장기 수급 계획이 없는 데다 학교급별로 교원 수급 담당 기관과 부서가 다른 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원 수급 중·장기 전망 체계 구축 연구'(2014년)에서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할 법적 근거가 없고, 교육부 안에서조차 관련 업무가 나눠져 있다"며 "정원은 교육부가 결정하고 실제 배치는 교육청이 하도록 이원화된 점도 정밀한 수급 계획의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초등교사 임용절벽 예견' 보고서 4년 전 교육부 제출 - 2

교원 임용 축소와 관련한 예비교사들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오는 11일을 총궐기의 날로 정하고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갖기 위해 광화문광장 등 장소를 물색 중이다.

중등 예비교사들로 구성된 '전국 중등 예비교사들의 외침'도 12일 오후 4시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18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선발 예정인원은 3천33명으로 2017학년도 선발 예정 인원보다 492명 줄었다.

반면 중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2014학년도 7.72대 1, 2015학년도 8.56대 1, 2016학년도 9.39대 1, 2017학년도 10.73대 1로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 신분이 보장되는 교사직의 인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중등교원의 경우 올해 정부가 배정한 정원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전국 시·도 교육청이 발표한 선발 예정인원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교육청에 배정한 2018학년도 중등교원 정원은 지난해보다 270명가량 늘었는데 전국 교육청이 발표한 선발 예정인원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500명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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