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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상품권으로 돈 가로채…진화하는 대출사기

송고시간2017-08-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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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4만8천여건 불법금융 피해 신고…대출사기가 가장 많아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A 씨는 '○○ 캐피탈' 소속을 사칭한 사기범에게서 "보증서를 발급받으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대출 조건으로 편의점에서 문화상품권을 사고, 구입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된다는 말에 A 씨는 그대로 했다.

영수증에는 20자리의 '핀 번호'가 인쇄돼 있었다. 사기범은 핀 번호로 상품권을 등록해 사용하고 연락을 끊었다.

B 씨는 대출을 받으려면 과거 연체기록을 삭제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수수료 명목으로 편의점에서 비트코인을 구입했다.

사기범은 비트코인 구입 영수증(선불카드) 사진을 요구했다. B 씨가 사진을 찍어 보내자, 사기범은 영수증 핀 번호로 비트코인을 현금화해 잠적했다.

금융감독위원회 사칭 가짜 공문(금감원 제공)
금융감독위원회 사칭 가짜 공문(금감원 제공)

이처럼 대출 사기가 점점 수법을 지능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콜센터를 사칭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속이는가 하면,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공문도 위조했다.

저금리로 갈아타는 대환대출을 미끼로 접근하면서 "DTI(총부채상환비율) 초과로 승인이 거절된다"는 등 그럴싸한 표현도 썼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1332)에 들어온 피해 신고 4만8천663건 가운데 1만2천10건(24.7%)이 이런 대출 사기였다.

이어 보이스피싱 신고 6천119건, 미등록 대부업체 신고 1천118건, 불법 고금리 대출 신고 525건 등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6만864건)보다 피해 신고 규모는 줄었다.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김상록 팀장은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면서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대출 사기"라고 말했다.

그는 "대출 권유 전화를 받으면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제도권 회사인지 확인하고, 해당 회사 대표번호로 전화해 실제로 대출 신청이 접수됐는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신용등급 상향 등을 명목으로 수수료를 요구한다면 불법이고, 법정 최고금리(현재 연 27.9%)를 넘는 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도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사기에 이용된 영수증 상품권(금감원 제공)
대출사기에 이용된 영수증 상품권(금감원 제공)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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