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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력시위' 백인우월주의 규탄 회피…비판 쇄도

송고시간2017-08-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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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편'에 책임 돌려…여야 한목소리로 트럼프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벌인 폭력시위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이날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번 시위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사태에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있다고 지목하는 대신 '여러 편'(many sides)'에게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 폭력의 지독한 장면을 최대한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맞불 시위에 나선 반대편도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폭력시위를 주도한 단체 이름을 특정해 거론하거나 그들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EPA=연합뉴스]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EPA=연합뉴스]

이에 미국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우월주의와 인종 관련 증오 범죄를 명확하게 규탄하라고 촉구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은 전했다.

공화당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 우리는 악을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며 "그들은 백인우월주의자였고 이번 일은 국내 테러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건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나라에 매우 중요하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이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극우 성향 단체) '대안 우파'의 행동을 특정해 비판할 때까지 그는 자기 일을 마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백인 우월주의자 시위 현장에서 이송되는 부상자[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백인 우월주의자 시위 현장에서 이송되는 부상자[AFP=연합뉴스]

민주당 애덤 시프(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트위터로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의 해로운 재기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그것은 '여러 편'이 아니라 그냥 옳고 그름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통령답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CNN은 "국가 지도자가 불관용과 증오에 맞서기를 바라는 시기에 이보다 덜 대통령다운 발언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극우 세력, 인종차별주의자, 반(反) 유대인 단체 등과의 연계를 오랫동안 부인해왔으나 일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러한 신념을 숨기지 않고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반면 샬러츠빌 시위를 홍보하는 백인우월주의 웹사이트 '데일리 스토머'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좋았다. 그는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편' 발언을 지지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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