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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잼버리 유치…도전과 열정으로 이룬 역전 드라마였다

송고시간2017-08-1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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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한 상황에도 세계 곳곳 누비며 '한국 속의 한국, 전북' 홍보 정보통신기술(IT) 접목한 스마트 대회로 표심 자극 주효

"우리가 해냈어"…2023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 확정에 환호
"우리가 해냈어"…2023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 확정에 환호

(전주=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국 투표결과 전북 새만금이 경쟁국인 폴란드 그단스크를 607대 365로 제치고 유치가 확정되자 이주영 유치위원회 위원장(왼쪽), 송하진 전북도지사 등을 비롯한 유치단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 2017.8.17 [전북도 제공=연합뉴스]
ichong@yna.co.kr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청소년들이여, 새만금에 꿈을 그려봐(Draw your Dream)".

가장 젊은 땅인 전북 새만금(부안)에서 열리는 2023 세계잼버리대회는 지구촌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림1]

'2023 세계잼버리대회' 새만금 개최 확정(PG)
'2023 세계잼버리대회' 새만금 개최 확정(PG)

[제작 이태호]

세계잼버리는 1920년 영국 런던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지금까지 4년마다 열리는 전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대회다.

2019년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리고 이어 2023년 제25회 대회가 역대 최고 규모인 168개국 5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새만금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는 1991년 강원도 고성에 이어 32년 만에 두 번째로 열리는 셈이다.
[그림2]

"만세"…2023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 확정에 환호
"만세"…2023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 확정에 환호

(전주=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국 투표결과 전북 새만금이 경쟁국인 폴란드 그단스크를 607대 365로 제치고 유치가 확정되자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왼쪽), 송하진 전북도지사(가운데) 등을 비롯한 유치단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 [전북도 제공=연합뉴스]
ichong@yna.co.kr

전북도는 민선 6기 송하진 도지사 취임 이후 '한국 속의 한국, 전북'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세계잼버리대회 유치를 결단하고 2015년 국내 후보지 경쟁(강원도 고성)을 뚫고 지구촌을 무대로 폴란드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 이겨냈다.

폴란드는 전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가 총회 투표를 앞두고 각국 지도자들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득표활동을 했다.

특히 폴란드의 대회 유치지역인 그단스크는 바웬사가 자유노조 민주화운동을 시작한 곳으로, 국제적으로 새만금보다 인지도가 높았다.

한국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회원국들로부터 "폴란드보다 거리가 먼 한국까지 가려면 항공료 등 경제적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더구나 전북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지원사격은 고사하고 대외이미지와 국가 신뢰도가 하락해 자칫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로 이어져 대회 유치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이렇게 기쁠수가"…2023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 확정에 환호
"이렇게 기쁠수가"…2023세계잼버리 새만금 개최 확정에 환호

(전주=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국 투표결과 전북 새만금이 경쟁국인 폴란드 그단스크를 607대 365로 제치고 유치가 확정되자 송하진 전북도지사를 비롯한 유치단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 [전북도 제공=연합뉴스] ichong@yna.co.kr

총회 직전 한반도의 불안정한 안보 상황을 공격하는 폴란드의 끈질긴 네거티브 전술에도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전북도는 SWOT(강점·약점·위기·기회) 분석 등을 통해 폴란드와 비교우위를 세밀하고 철저하게 파악했다.

아랍 19개국을 비롯해 아프리카(40개국)와 남미(34개국)가 비교적 우리나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판단, 송하진 도지사를 필두로 한 전북도 유치단을 대륙별로 구성해 전략적으로 집중 공략에 나섰다.

또 전북도는 100여 년간의 잼버리대회가 자연지형과 역사를 소재로 진행됐지만, 새만금 대회는 이 같은 장점뿐 아니라 정보통신(IT)을 접목해 신세대를 겨냥했다.

모든 프로그램을 독자적인 웹으로 개발해 운영자와 참가자들이 실시간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스마트 잼버리'로 차별화한 점을 강조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이와 함께 유치단이 1년 6개월 동안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비고 정치권과 정부·민간단체 등 각계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펼친 것도 큰 힘이 됐다.

한국 새만금, 2023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성공
한국 새만금, 2023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성공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세계스카우트연맹은 1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 41회 총회에서 한국의 전북 새만금을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 개최지로 결정했다. 폴란드 그단스크를 누르고 전북 새만금이 개최지로 확정 발표된 직후 유치위원장 이주영 의원(오른쪽 두 번째)이 유치위원회 인사들과 손을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주(駐)아제르 한국대사관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이 때문에 전북도의 대회 유치는 '도전'과 '열정'의 성과물로 평가받는다.
[그림3]

여기에 정부의 지원도 한몫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암울한 분위기가 새 정부 들어서면서 확연히 달라졌다.

전북도의 지원 요청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잼버리대회 새만금 유치에 대한 전폭적인 관심을 각 부처에 지시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청와대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북이 2023년 세계잼버리 대회 유치 경쟁 중인데, 폴란드는 바웬사 전 대통령이 유치위원장으로 뛴다. 8월 개최지가 결정되는 만큼 국정 공백으로 부족했던 유치노력을 한층 강화해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할 방법을 강구하자"며 지원을 독려했다.

이어 국정 100대 과제에 새만금사업을 포함한 새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전폭 지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림4]

대화하는 정현백 여가부 장관과 반기문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
대화하는 정현백 여가부 장관과 반기문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

(서울=연합뉴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16일 오전(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 콘그레스 센터에서 열린 '제41차 세계스카우트 총회 세계잼버리(2023)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해 반기문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와 잼버리 유치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여성가족부 제공=연합뉴스]

총회 투표 직전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가세했다.

반 전 총장은 애초 '국제행사장에 나타나면 투표에서 중립성을 지킬 수 없다'는 세계스카우트연맹 관계자들의 만류로 유치단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치단은 국제무대 활동 경험이 풍부한 반 전 총장이 절실하다고 판단, 긴급 지원을 요청했고 반 전 총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는 총회 직전 각종 리셉션 등에 참가하는 등 행사장을 누비며 각국의 핵심 인사들을 개별 접촉해 새만금의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미래 청소년들의 잔치인 잼버리대회 새만금 유치는 전북도의 도전과 열정은 물론 정부, 민간 등이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물이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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