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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안당한게 다행"…이탈리아 소녀 일상비관 큰 반향

송고시간2017-08-1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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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거나 이례적 사건 아니라 수많은 여성 살아가는 얘기"


"특별하거나 이례적 사건 아니라 수많은 여성 살아가는 얘기"

성폭행·성추행(PG)
성폭행·성추행(PG)

[제작 이태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이탈리아 10대 소녀가 털어놓은 일상의 공포와 불만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나라 여성들이 남성들로부터 당하는 일상적 성희롱 피해 실태를 노골적으로 지적하면서 지구촌에서도 반향이 감지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투스카니 주지사의 딸로 스칸디치 지역에 거주하는 18세 소녀 아니타 팔라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밤에 겪은 '무서운 사건'을 털어놨다.

팔라니는 간밤 친구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모르는 남성이 다가오더니 말을 걸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트램을 기다리는 팔라니에게 "아가씨 좋은 밤이야. 기분이 어때?" "이름이 뭐니?"라고 물었다.

그는 팔라니가 잠자코 있자 "왜 대답을 안 하지?"라면서도 물러나지 않았다.

이 남성은 잠시 뒤 트램이 도착하자 그녀를 뒤따라 탑승했다.

팔라니는 인제 그만 괴롭혔으면 하는 마음으로 헤드폰을 착용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팔라니가 목적지에서 내리자 따라내려 쫓아왔다.

그 남성은 "나 울 것 같고 외로워서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어디로 가는 거야? 나랑 같이 가지 않을래"라고 말했다.

팔라니는 당시 상황을 묘사하며 "이때 정말 진지하게 무서움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아니타 팔라니가 게시한 글
아니타 팔라니가 게시한 글

[출처 : 페이스북]

다행히도 팔라니는 무사히 집에 도착했고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나는 왜 남성과 똑같은 자유를 누릴 수가 없는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이어 "나의 이야기는 곧 다른 수많은 여성의 이야기이며, 특별하거나 이례적인 일도 아니다"며 "우리 삶을 이루는 많은 것 중의 하나로 완전히 일상적인 것이고 과태료를 무는 것처럼 빈번한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팔라니는 "몇 번이나 더 성폭행을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느껴야 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팔라니의 이야기는 온라인에서 수천 번 이상 공유되며 널리 퍼졌고, 라 레푸블리카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주요 언론 매체에 소개됐다.

BBC는 당국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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