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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부 장관 돌고돌아 '교수'…靑 "현장경험 갖췄다"

송고시간2017-08-2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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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젊은 벤처 기업가' 콘셉트…30명 내외 접촉했으나 거절

'주식 백지신탁' 걸림돌…장관직 수행하려면 기업 매각해야

靑 "대기업·벤처기업 등 현장경험 있어"…양수겸장 인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진 지명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진 지명

(서울=연합뉴스) 청와대는 24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진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2017.8.24 [포스텍제공=연합뉴스]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벤처 기업가 출신이 기용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교수 출신이 지명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차관급 기관장이 보임하는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중앙행정부처로 승격됐다. 새 정부의 '신데렐라' 부서인 셈이다.

애초 청와대는 장관급 부서로 격상시키면서까지 중소·벤처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젊은 벤처 기업가' 출신을 초대 장관으로 기용한다는 콘셉트를 세우고 인재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곧 심각한 인재난에 시달려야 했다. 몰론, 다른 부처의 장관 후보자도 찾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를 물색하는 데는 난관이 하나 더 존재했기 때문이다. 바로 주식 백지신탁(Blind Trust) 제도다.

주식 백지신탁제도는 1급 이상 고위공직자가 업무와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직접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로 2006년 처음 시행됐다.

본인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 보유한 주식이 3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공직 임명일로부터 한 달 이내 매각하거나 금융회사에 신탁해야 하는데, 금융기관에 신탁하면 2개월 내 주식이 매각된다.

때문에 중소·벤처 기업가가 현장에서 느낀 어려움과 생생한 실무경험을 정부 정책에 접목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막상 장관직을 수락하려면 본인이 일군 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중소기업청장으로 임명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백지신탁 제도를 이유로 취임 전날 자진 사퇴하기도 했다.

당시 황 대표는 중기청장 재임 중 주식을 제3자에게 신탁했다가 퇴임 후 다시 가져오는 것으로 알았다가 뒤늦게 주식이 매각된다는 것을 알고 황급히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에도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를 찾기 위해 청와대가 무려 30명 내외의 인사와 접촉했으나, 대부분의 중소·벤처 기업인은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는 후문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장 중심의 경험 있는 분을 모시고 싶어서 많은 분을 봤는데, 언론에서 짐작한 그 이유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백지신탁제도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음을 인정했다.

이어 "박 후보자가 그럴만한 주식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본인이 확실하게 결심하고 장관직을 승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박 후보자가 대기업과 벤처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고, 포항공대 동문기업인 포스텍 기술주주의 대표이사를 맡아 신생기업 투자와 지원사업을 주도해왔음을 강조했다.

단순히 학교에서 연구만 한 교수가 아니라 현장의 경험도 갖춘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인재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초대 내각 장관 중 유일한 40대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청년이 중심이 된 스타트업 정책을 담당해야 하는 만큼 아무래도 청년과 교감하기에 유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분은 교수지만 현장 전문가 경험이 10년 정도 있다. 그런 점을 함께 고려한 것"이라며 "젊은이의 도전정신을 충분히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젊은 나이가 강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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