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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교육비 지원받아 호텔서 먹고 자고…교사 채용은 '짬짜미'(종합)

송고시간2017-08-2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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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제멋대로 사립고' 적발…교장 측 "감사결과 사실아냐" 주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규 교사 채용 때 지원자 스승을 출제위원으로 위촉하는가 하면 체험 프로그램 예산을 지원받아 고급호텔 숙식비로 쓰는 등 제멋대로 운영해 온 사립고가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 중랑구 S특성화고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인 결과, 교사 채용 학교 운영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견돼 학교장 파면 등 교원과 교직원 15명의 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고 26일 밝혔다.

감사결과를 보면 S고는 2016∼2017학년도 신규교사 공개채용 때 지원자와 '특수관계'인 인사들을 시험 출제위원과 평가위원으로 위촉했다.

출제위원은 지원자가 졸업한 대학 교수로 지원자와 사제지간이었고, 평가위원은 같은 대학원 겸임교수로 출강 중인 S고 교장 A씨였다.

S고는 2017학년도 공채 때 '경력사항' 배점을 20점으로 갑자기 2배 늘려 특정 지원자가 유리하게 만들기도 했다.

채용 과정에서 이런 '혜택'을 받은 지원자들은 공채에 무난히 합격했다.

기간제교사 채용관리에도 문제가 많았다.

A교장은 2016년 기간제교사 5명을 뽑으면서 원래 일하던 기간제교사들을 재임용하기로 하고 공채를 한 것처럼 서류를 가짜로 꾸몄다.

서류심사와 면접·수업실연을 통해 기간제교사를 채용한다고 공고를 냈으나 실제 그럴 생각이 없었다. 공고를 보고 지원한 사람 중 면접·수업실연에 응시하지 않은 지원자에게는 가짜로 점수를 매겨 시험을 본 것처럼 만들었다.

예산 집행도 마구잡이로 이뤄졌다.

2014∼2016학년도까지 '직업체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서울시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비를 받아 1억원 넘게 지출했다.

프로그램은 학생과 교사들이 고급호텔 뷔페에서 식사하고 숙박하는 것뿐이었고, 별다른 교육은 없었다.

2016학년도와 2017학년도에는 재학생 대상 대학진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교육청과 지자체에서 사업비를 타내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예비신입생들 식사에 지출했다.

2016년에는 재학생에게 제빵과 바리스타 교육을 한다며 지자체에서 강사비 명목으로 경비를 지원받아 실제로는 해당 지자체 교육발전협의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A교장은 남은 예산을 자신에게 가져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성화고 창의아이디어 경진대회 수상자 배출학교 지원금, 취업역량강화사업비를 교장실 인테리어에 쓴 뒤 학생들 동아리방을 꾸며줬다고 교육청에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교내 진로체험관 운영이나 외부 취업박람회 행사에 학생들을 도우미로 동원하고, 이 때문에 수업을 듣지 못한 부분은 아무 조처를 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1종보통운전면허 소지자만 운전할 수 있는 공용차량을 구매해 차량운행이 필요하면 운전이 가능한 교사를 불러냈다. 이를 위해 수업시간까지 바꾸도록 했다.

A교장 측은 "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는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이 내려지면 소송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S고가 속한 학원법인은 이 학교 외에도 대학 1곳을 포함해 4개교를 더 운영 중이다. 대학 총장은 법인 설립자 장남, 일반계 고등학교와 여자중학교는 다른 아들과 차녀가 교장을 맡고 있다.

S고 교장도 작년 8월까지는 설립자 장남 B씨가 교장이었다.

B씨는 감사에서 적발된 내용에 대해 "당시 교감이던 현 교장 A씨에게 (학교 일을) 맡겼다"며 자신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B씨가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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