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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일처럼" 폭우 속 물에 잠긴 차량서 일가족 구한 의인들

송고시간2017-09-0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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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물에 잠긴 차량에 뛰어든 김초자·최현호씨에 표창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나도 손주들을 키워서 아기가 괜찮은지 자꾸 걱정되더라고요. 오늘 애 엄마한테 주려고 아기 내복 한 벌 샀어요."

최현호(왼쪽)·김초자(가운데)씨와 민형배 광산구청장 [광주 광산구 제공=연합뉴스]
최현호(왼쪽)·김초자(가운데)씨와 민형배 광산구청장 [광주 광산구 제공=연합뉴스]

폭우로 물에 잠긴 승용차에 뛰어들어 7개월 된 아기와 일가족을 구하기 위해 애쓴 시민들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1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대회의실에 구조 활동에 나섰던 최현호(39)씨와 김초자(56·여)씨 가족, 구조된 아기 어머니가 한자리에 모였다.

최씨와 김씨는 시간당 5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달 31일 폭우에 잠긴 승용차에서 일가족을 구하려고 물에 뛰어든 공로를 인정받아 구청장 명의의 표창을 받았다.

물에 완전히 잠긴 차량 카시트에서 아기를 구해낸 최씨는 최근 LG복지재단으로부터 'LG 의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자리에 모인 이들 가족은 아기의 안부를 물으며 축하 인사를 나눴다.

김씨는 아기용 내복을 선물로 건네며 쾌유를 기원했다.

아기 어머니는 "아기를 구하려고 애써 주신 것도 감사한데 제가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시 구조된 생후 7개월된 아기는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3세살배기 아기도 건강에 큰 이상은 없으나 고열과 심하게 놀라는 증상을 보여 꾸준히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소촌동 소촌지하차도가 폭우에 갑자기 잠기면서 30대 여성과 아이 두 명이 타고 있던 카렌스 승용차가 물에 빠졌다.

여성의 전화를 받고 인근에 거주하는 친정 어머니가 현장에 도착해 구조를 시도했으나 빠른 속도로 물이 불어난 상태였다.

당시 버스를 타고 외출하기 위해 인근을 지나던 김초자씨가 차량이 빠진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보이는 것보다 물이 깊어 수영을 하지 못했던 김씨는 여성과 아기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난간을 붙잡고 버텼다.

이때 딸을 데리러 차를 몰고 길을 지나던 최현호씨가 멀리서 차량이 잠긴 것을 발견하고 다가갔고 물 가장자리에서 울던 여성의 친정어머니를 물 밖으로 끌어당겼다.

여성의 친정어머니는 자신 말고 아이들이 있다고 알렸고 최씨는 여성과 세살배기 아이, 그리고 문이 열리지 않는 차량 뒷좌석 카시트에 있던 7개월 아기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 아기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여성과 친정 아버지 등이 인공호흡을 시도했다.

아기는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으며 고열 증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상당히 회복됐다.

이날 구조 현장에는 인근 주민들의 도움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민혁(35)씨는 뭍에 나온 아기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자 입속에서 이물질을 꺼내고 응급 조치를 시도했다.

김씨는 차량 뒤편으로 물에 뛰어들어 아기를 찾았으나 최씨가 차속에서 아기를 데리고 나오는 것을 보고 밖에 나와 응급조치를 도왔다고 설명했다.

아기 어머니는 "가족 일처럼 생각하고 용기 내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천만다행으로 구조됐지만 상습 침수 구간인 만큼 재발방지책을 확실히 마련해 불의의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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