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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피겨여제' 꿈꾸는 미래의 김연아들 "평창 화이팅!"

송고시간2017-09-0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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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아이스링크서 '굵은 땀'…"김연아 같은 선수 또 나올 수 있다"

일반인들도 "평창 덕분에 동계스포츠 관심 커져"

여름에도 빙상장에서 '굵은 땀'
여름에도 빙상장에서 '굵은 땀'

(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다. 2017.8.30
jk@yna.co.kr

(서울·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에서 열리는 사상 첫 동계올림픽을 맞이하는 한국 피겨 꿈나무들은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늦여름에도 오싹한 빙상 위에서 굵은 땀을 흘렸다.

지난달 30일 찾은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 바깥쪽 복도에서는 어린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이단뛰기는 물론 삼단뛰기까지 거침없이 줄넘기를 돌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들을 지켜보던 김수현 코치는 "몸풀기로 이단뛰기 200∼300개, 삼단뛰기 50개 정도 한다"며 "3회전이 필요한 점프가 있으니 삼단뛰기도 필수"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1990년대 여자 피겨 기대주였던 최형경 코치 팀의 보조 코치로 일한다. 최 코치는 과천에서 선수 15명을 포함해 20여명을 지도하고 있다.

최 코치 팀의 전교희(15)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피겨를 시작해 이제 8년차"라며 "지금 피겨 선수들이 으레 그렇듯 저도 김연아 언니를 보고 시작했다"고 웃었다.

전양은 "평창은 국내 첫 동계올림픽이니 꼭 출전하고 싶다"며 "내년 1월 중순께 대표선수 선발이 결정될 텐데 거기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꼭 나가고 싶어요"
"평창 동계올림픽 꼭 나가고 싶어요"

(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피겨스케이팅 선수 전교희(15)양이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전양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2017.8.30
jk@yna.co.kr

5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대표선수 선발은 세 차례 대회에 걸쳐 이뤄진다. 한국은 여자 싱글에 2명을 내보낼 수 있다. 대회 시점 기준 만 15세 이상이 출전할 수 있으므로 전양 등 중학생들도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성인 무대 데뷔가 타 종목보다 이르고 전성기도 빨리 오는 여자 피겨에서는 초등학생들도 어리게만 볼 수는 없다.

초등학교 6학년 위서영(12)양은 "연아 언니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고 피겨에 뛰어들었다"며 "나도 연아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한다.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가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지서연(12)양도 "연아 언니의 사진을 보고 피겨에 꽂혀버렸다"고 떠올리며 "평창에선 한국이 피겨에 걸린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으면 좋겠다. 저는 2022년을 노리겠다"고 예고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기초부터 차근차근'

(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 복도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점프를 연습하고 있다. 2017.8.30
jk@yna.co.kr

선수들은 복도에서 탄력 밴드를 양손으로 늘려 잡아 자세를 취하고는 코치의 구령에 맞춰 제자리 회전 점프를 반복했다. 다른 쪽엔 신발 밑에 회전판을 놓고 스핀을 연습하는 선수도 있었다.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지치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았다.

최 코치 팀의 최연소 스케이터는 이소정(7)양이다. 이양은 "발레를 하다가 피겨로 넘어왔는데 저도 평창에 가보고 싶다"며 웃었다.

이양 어머니 김자영(32)씨는 "피겨 시작 계기는 뻔하다. 김연아 선수 때문"이라며 "여기 과천이 연아 선수가 어릴 때 쓰던 링크이기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씨는 "애가 학교에 가서 '피겨 한다'고 하면 주변 친구들이 피겨가 뭔지는 모르는데 '김연아가 했던 것'이라고 하면 다들 알고 우러러본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가 일상을 희생하다시피 하며 김연아를 챙긴 얘기는 유명하다. 김씨 또한 '피겨 스케이터의 어머니'의 삶이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김씨는 "애는 새벽 5시에 링크에 와서 운동하고 학교에 다녀온 다음 자정까지도 운동한다"며 "저는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나서 도시락을 싸서 애를 데리고 온 다음 오전 9시에 학교로 데려다준다. 오후 2시에 학교 수업 마치고 다시 링크로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치원 다니는 둘째도 챙겨야 해서 여러모로 힘들다"면서도 "연아 어머니가 마인드 컨트롤을 많이 가르쳤다고 하던데 저도 그래야 하나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 복도에서 이소정(7·빨간 상의)양이 피겨스케이팅 점프를 연습하고 있다. 2017.8.30
jk@yna.co.kr

김연아의 세계 제패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계에 당연히 큰 영향을 미쳤다. 학생들을 지도하는 최 코치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소치 올림픽 사이, 그러니까 '연아 시절'에 수강생이 확 늘어났다"고 떠올렸다.

최 코치는 "다만 워낙 힘든 운동이고 환경도 열악하다"며 "링크가 많이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아이스하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다른 빙상 종목들과 링크를 나눠 써야 해서 연습 시간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이날 과천 아이스링크에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트랙을 돌고 있었고 트랙 안쪽 중앙에선 피겨 스케이터들이 점프를 연습하고 있었다.

최 코치는 "이번 대회가 관련 시설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평창 대회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가 중요하다. 그러니 동계체육인으로서 이 대회가 잘 치러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피겨 토양이 척박하던 1990년대 여자 싱글 유망주였던 최 코치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선수들은 실력이 굉장하다"며 "옛날엔 기껏 전지훈련 가서 기량을 키우는 게 아니라 기술을 배워오는 수준이었다"고 떠올렸다.

최 코치는 "김연아 같은 선수가 또 나올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같은 나잇대끼리 비교하면 실력은 지금 선수들이 김연아에 뒤지지 않는다"며 "그 실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 마리 백조처럼'
'한 마리 백조처럼'

(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스핀을 연습하고 있다. 2017.8.30
jk@yna.co.kr

31일 찾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선 선수가 아닌 일반인들이 남녀노소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4년째 화·목요일마다 목동에 온다는 김동수(73)씨는 "'논두렁 스케이트' 출신"이라며 "바깥보다 시원해서 피서도 된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여름에 여기 와서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고 웃었다.

그는 자신이 스피드스케이팅 팬이라면서 "요즘 이상화 선수가 컨디션이 안 좋은 것 같아 걱정"이라며 "최근 스케이트 인구가 줄어든 느낌인데 평창을 계기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함께 스케이트를 즐기러 온 커플들도 눈에 띄었다. 박영재(25)·김세라(21·여)씨는 "내년에 열리는 올림픽 덕분에 동계스포츠에 관한 관심이 커져서 한 번 스케이트 타러 가보자고 해서 오게 됐다"며 "'제2의 김연아'가 나올지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링크 중앙에는 취미로 피겨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도 많았다.

능숙한 솜씨로 스핀을 연습하던 오유진(45·여)씨는 "3년째 타고 있다. 아이가 스케이트 강습 때문에 올 때마다 같이 와서 기다리다가 추워서 뭐라도 해보려고 시작했다"며 "이번 올림픽에선 여자 싱글 최다빈과 남자 싱글 차준환이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익장 스케이터
노익장 스케이터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김동수(73)씨가 스피드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2017.8.30
jk@yna.co.kr

'다음 주인공은 나야 나'
'다음 주인공은 나야 나'

(과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지난달 30일 경기도 과천 과천시시설관리공단 빙상장 복도의 '월드스타존'에 이름이 적히지 않은 명패가 놓여 있다. 2017.8.30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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