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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 후 부시는 '대화'·오바마는 '외면'…트럼프는?

송고시간2017-09-0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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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美본토 위협시대' 도래 큰 변화…일단 고강도 제재 추진할듯


'북핵 美본토 위협시대' 도래 큰 변화…일단 고강도 제재 추진할듯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북한과 직접 대화를 강화했던 부시의 길을 갈 것인가, 북한에 차갑게 등을 돌렸던 오바마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제3의 길을 만들 것인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한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기조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전임 두 미국 대통령의 대응이 어땠든지 새삼 주목된다.

일단 트럼프와 같은 공화당 출신이던 조지 W. 부시(2001∼2009년 재임) 전 대통령은 집권 2기 중반에 맞이한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 이후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강화를 선택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전에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소극적이었고 대신 중국이 의장을 맡는 6자회담이라는 다자 틀을 북핵 해결 매커니즘으로 택했다. 미국이 참가하는 회담이지만 중국에 '외주'를 주는 성격이 강했고, 북한과의 직접 대화는 6자회담 틀 안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했다.

산고 끝에 6자회담의 결과로 북한 비핵화 합의인 2005년 9·19 공동성명이 도출됐지만 그 직전 미국 재무부가 북한 수뇌부 자금이 예치된 마카오 소재 중국계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고, 이에 반발한 북한은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한 채 핵실험으로 내달렸다.

북한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한 뒤 같은 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하자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적극적으로 하는 쪽으로 전격 방향을 틀었다. 결국 2007년 1월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간의 '베를린 회동'에서 상호 입장 절충이 이뤄짐으로써 그 다음달 초기단계 비핵화 조치를 담은 2·13 합의가 나올 수 있었다.

반대로 민주당 출신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2009∼2017년 재임)에게는 임기 첫해인 2009년 5월 25일 북한이 단행한 제2차 핵실험이 북한에 대한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계기를 제공했다.

오바마는 2009년 대통령 취임 직전 이란과 쿠바, 북한을 거론하면서 "이들 국가의 정상들과 직접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 적대국과의 과감한 대화를 천명했다.

그러나 오바마가 체코 프라하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천명하기 직전인 2009년 4월 5일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북한에 대한 깊은 좌절감을 심었고, 그 다음달 25일 이뤄진 북한의 2차 핵실험은 오바마의 대북 불신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서 결국 오바마 집권 8년간 북한은 4차례 핵실험을 단행했고,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 관여를 거부하는 이른바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일관했다.

재임중 처음 이뤄진 북핵실험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최대의 대북 영향력을 보유한 중국의 대북 압박 유도를 핵심으로 하는 고강도 제재·압박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의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연쇄 발사를 계기로 북핵이 미국 본토에 대한 위협으로 부상한 극적 변화가 있었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우선 순위나 엄중성 측면에서 이전 두 대통령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이 3일 북한 핵실험 직후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기관과 개인에 대해 미국과의 거래를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거론함으로써 북한과의 불법 거래는 물론 합법적인 거래를 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제삼자 제재)'을 추진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다만 고강도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예상이기에 결정적인 순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양자 협상으로 전격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군사적 옵션까지 심각하게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오른쪽)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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