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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카리브해 섬나라 자메이카에 가면

송고시간2017-10-1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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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한 레게 음악, 블루마운틴 커피 향에 취한다

몬테고 베이 해변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몬테고 베이 해변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자메이카는 카리브해에 있는 조그만 섬나라다. 한반도의 20분의 1 크기로 쿠바에서 남쪽으로 약 150㎞ 떨어진 곳에 있다. 한국을 직접 연결하는 항공편이 없어 미국을 거쳐 비행기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가야 한다.

자메이카는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와 '레게 음악의 전설' 밥 말리의 나라로 유명하다.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인 블루마운틴도 이곳에서 생산된다.

◇ 몬테고 베이의 환상적인 풍경

북서부 해안에 있는 몬테고 베이(Montego Bay)는 자메이카 최고의 여행 명소다. 약 26㎢에 달하는 거대한 산호초 군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형형색색의 열대어, 천국에나 있을 법한 아름다운 해변이 눈을 즐겁게 한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몬테고 베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해변은 '닥터스 케이브 비치'(Doctor's Cave Beach). 마치 설탕 가루를 뿌려놓은 듯 곱고 하얀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지고, 해변 앞으로는 파도가 잔잔한 에메랄드빛의 투명한 바다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해변 이름에 '닥터'가 들어간 것은 1906년 한 영국인 카이로프락터(인체교정사)가 이곳 물이 치유 효과가 있다고 말했던 것에서 유래한다. 해변에는 파라솔·스노클링 장비 대여소, 탈의실과 샤워실, 푸드 코드와 바가 줄지어 있다. 여행객 입장에선 해변 입장료로 미화 6달러를 받는 것이 옥에 티다.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글리스닝 워터스 루미너스 라군'(Glistening Waters Luminous Lagoon)을 방문하자. 보통 소금물과 담수가 만나는 층에서 번창하는 미생물들이 얕고 따스한 물속에서 환한 빛을 발산하며 황홀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어둠이 내리면 마법 같은 푸른 빛이 해안선을 따라 일렁이며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한다. 일몰 무렵부터 운항하는 보트나 크루즈를 이용해 감상할 수도 있다.

레게 섬페스트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레게 섬페스트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몬테고 베이에서는 매년 7월 세계 최대 레게 축제인 '레게 섬페스트'(Reggae Sumfest)가 개최된다. 밥 말리의 아들이자 레게 뮤지션인 스티븐 말리를 비롯해 50센트, 리아나, 어셔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등장하는 축제로 자메이카가 품은 솔(soul)을 체험하기에 제격이다.

자메이카는 골프 여행지로도 명성이 높다. 특히 몬테고 베이의 사탕수수 농장 부지에 들어선 시나몬 힐 골드 코스(Cinnamon Hill Gold Course)는 카리브해 최고 골프장으로 손꼽힐 정도로 좋은 시설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이 골프장은 18홀 챔피언십 코스를 갖추고 있다. 몬테고 베이에는 이외에도 하프 문 골프 코스(Half Moon Golf Course), 화이트 위치 골드 코스(White Witch gold Course), 트라이올 골프 코스(Tryall Golf Course) 등 수준 높은 골프장이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 펼쳐지는 니그릴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에메랄드빛 바다 펼쳐지는 니그릴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 히피 분위기 물씬 풍기는 해변

서부 해안에 있는 니그릴(Negril)은 여유로운 북부나 동부 해안과 달리 흥이 넘친다. 1970년대 히피들이 생활하며 당시의 느낌이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곳 바닷가에서는 벌집 모양 절벽과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곱고 하얀 모래가 깔린 세븐 마일 비치(Seven Mile Beach)는 가히 최고의 명소로 꼽을 만하다. 해변이 12㎞에 걸쳐 이어져 '롱 비치'라고도 불린다.

레게 음악 소리가 흥겹게 들려오는 해변에는 현지 주민도 많아 비로소 자메이카의 바다에 와있다는 기분이 들게 한다. 모든 해변이 시끄럽지는 않다. 나무 그늘에 누워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만끽할 만한 장소도 있다.

니그릴은 워터 스포츠의 천국으로 통한다. 바다에서는 스쿠버다이빙, 스노클링, 세일링, 패러세일링, 워터 스키, 윈드서핑, 카야킹 등 거의 모든 해양 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말을 타고 해변을 따라 달리거나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난 길을 자전거로 달리는 짜릿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니그릴에는 해변을 따라 레스토랑과 바, 기념품 판매점, 나이트클럽이 들어서 있다. 주민들이 만든 알록달록한 수공예품을 파는 시장과 자메이카 전통의 이색적인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서쪽을 바라보는 니그릴에는 해넘이 명소가 셀 수 없을 정도다.

밥 말리 박물관에 있는 동상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밥 말리 박물관에 있는 동상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 레게 음악 탄생한 트렌치 타운

남동부 해안에 자메이카의 최고봉 블루마운틴을 등지고 있는 수도 킹스턴(Kingston)은 '문화의 중심지, 문화의 메카'로 불린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가 집약돼 있다. 하지만 이곳은 높은 실업률과 빈곤으로 치안이 불안하다. 여행자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곳이다.

도시는 다운타운과 업타운으로 나뉜다. 다운타운에는 역사적인 건물과 의회, 미술관 등이 자리하고 서쪽에는 빈민가가 있다. 밥 말리가 어릴 적 살았던 트렌치 타운(Trench Town)이 바로 이곳에 있다.

이곳에서 느릿하면서도 리드미컬한 레게 음악이 탄생했다. 레게 음악에는 빈민가 흑인들이 겪은 가난과 고통이 담겨 있다. 킹스턴의 클럽, 레스토랑, 바(bar)에서는 언제든지 레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업타운에는 호텔과 고급 주택가가 즐비하다. 이곳에는 흑인 백만장자가 지었다는 식민지풍 건축물인 데본 하우스(Devon House)와 밥 말리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벽에는 밥 말리의 앨범과 사진 등이 걸려 있고 그의 대표곡도 들을 수 있다.

밥 말리의 열혈팬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015년 짧은 일정을 쪼개 방문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킹스턴 북동쪽에 있는 블루마운틴은 '커피의 황제'로 불리는 '블루마운틴' 커피가 생산되는 곳이다. 킹스턴에서는 커피 공장을 둘러보고 커피를 살 수도 있다. 킹스턴 인근에는 해적들의 은신처, 해양 박물관, 역사 고고학 박물관도 있다.

오초 리오스 전경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오초 리오스 전경 [자메이카관광청 제공=연합뉴스]

◇ 천국이 바다로 흘러내린 곳

북부 해안의 오초 리오스(Ocho Rios)는 카리브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던스 리버 폭포(Dunn's River Fall)가 있는 곳이다. 자메이카인들이 '천국이 바다로 흘러내린 곳'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황홀한 풍광을 자랑한다.

오초 리오스는 영화 '007시리즈'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1962년 개봉한 시리즈의 첫 작품 '살인번호'(Dr. No)가 바로 이곳에서 촬영됐다. 원작자인 이안 플래밍의 자택이자 소설 집필 장소였던 골든 아이(Golden eye)는 지금 고급 부티크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미스틱 마운틴도 필수 방문지이다. 관광객들은 리프트로 미스틱 마운틴 정상 부근까지 오를 수 있다. 정상에서는 봅슬레이와 집라인 등의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1494년 콜럼버스가 자메이카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발을 디딘 디스커버리 베이(Discovery Bay)는 오초 리오스 서쪽에 있다. 이곳은 '런어웨이 베이'(Runaway Bay)라고도 불리는데, 예전 노예들이 탈주 경로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인도와 스페인의 공예품을 볼 수 있는 세비야 저택(Seville Great House), 밥 말리의 출생지인 나인 마일즈(Nine Miles)도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여행 정보]

교통편 =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잇는 생스터 국제공항과 노먼 맨리 국제공항이 있다. 공항에서는 셔틀버스, 일반 버스, 택시,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은 좌측통행을 한다.

통화·환전 = 자메이카 달러(JMD)를 사용한다. 100자메이카 달러는 약 900원이다. 은행과 환전소, 공항, 호텔에서 자메이카 달러로 환전할 수 있다. 미화 1만 달러 이상은 입국 시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언어 = 공용어는 영어. 다양한 언어가 섞여 형성된 자메이칸 크리올과 파트와도 사용된다.

기후 = 연중 고온의 해양성 열대기후. 겨울에는 얇은 스웨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압 = 110V가 기본이며, 호텔에서는 220V를 사용하기도 한다.

시차 = 한국보다 14시간 늦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10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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