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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동참한 中에 불만 큰 北…북중관계 악화 불가피

송고시간2017-09-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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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북핵실험에 격분…北, 中겨냥 "붉은 선 넘었다" 비난할듯

中, 유엔 제재 이행하면서 동시에 6자회담 재가동 나선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북한에 대한 유류공급을 30%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걸 골자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중국이 동참함에 따라 가뜩이나 얼어붙은 북중 관계가 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강행에 대해 국제사회의 분노와 들끓고 제재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북한은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에 대해 중국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했으나, 그렇지 않은 데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면서 중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거리를 두고 대해온 데 대해 불만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 역시 북한이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안정을 해치는 걸 경계해왔다는 점에서 북중 간 갈등과 대립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대북 압박을 위한 '미중 공조'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북중관계 경색이 장기화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동안 북중관계 상황을 종합해보면 중국은 북한에 대한 불만 표출을 자제해온 반면 북한은 중국의 안보리 제재 참여 여부를 거론하며 '양국 관계 파탄'을 운운하며 경고음을 내온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올해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과 6차 핵실험 이후 북중관계는 악화일로였다.

올해 들어선 북중 간 교류가 거의 없어 '혈맹'이라는 북중 관계가 무색할 정도였다.

고위급간 교류가 있긴 했지만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예컨대 지난 3월 중국이 관계 개선 모색을 위해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을 초청해 영빈관인 베이징의 조어대에 머물게 하며 극진히 대접했으나 평양으로 돌아간 직후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도발을 하면서, 중국의 관계 개선 노력이 허사가 됐다.

이어 지난달 초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잠시 만났으나, 그 자리 역시 '더 이상 도발을 하지 말라'고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만남이었다.

심지어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9·9절) 기념행사에 중국 측에선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이 주빈으로 참석하는 전례를 깨고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참석해 냉랭해진 북중 관계를 반영했다.

그런 가운데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대내외에 중국 국력을 과시하고 시 주석의 집권 기반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으로 중국 당국이 심혈을 기울여온 샤먼(廈門)에서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 개막에 앞서 북한은 6차 핵실험 단행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북한에 추가 제재하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북한이 중국 뒤통수를 때려왔으며, 특히 브릭스 회의 때 단행한 이번 핵실험으로 중국이 대북 추가제재를 결심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원유 전면금수·김정은 제재' 불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원유 전면금수·김정은 제재' 불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유엔 대북제재 참여때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 등 기관지를 통해 "중국이 북중 관계의 붉은 선을 넘고 있다"고 비난해온 점을 볼 때 이번에도 이런 방법으로 중국 때리기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 대해 여타 제재 수단을 갖지 못한 북한은, 중국을 향해 지속적인 비난 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아울러 북한은 중국 대신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대중 압박을 할 가능성도 있으나, 중국과 러시아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러시아와 친하고 중국과 거리두기 전략은 큰 효과가 있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북한의 대 중국 의존도를 볼 때 북한이 이번 유엔 대북제재를 이유로 중국 때리기에 나서더라도 그 기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전체 대외 교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생명줄'이기 때문이어서다. 이런 중국이 기존 유엔 제재 결의안에 규정된 대로 북한산 석탄 및 철광석 수입 금지와 북중기업의 합작 금지에 이어 유류 공급 제한과 북한산 섬유 수입 금지 조치까지 하면 북한의 경제난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여, 어떤 식으로도 북한이 중국과의 접점찾기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미국에 맞서 대북 원유 금수와 더불어 김정은·김여정 등의 해외 자산 동결 조치 등이 제재안에서 제외되도록 노력하는 등 최선을 다한 중국으로선 북한이 무작정 때리기에 나설 경우 서운함을 느낄 수 있다.

여하튼 중국은 이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전략적 요충지인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場)으로 끌어내려는 노력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제재를 찬성하면서도 "평화적 방식의 문제 해결과 6자 회담 회복을 촉구하며 유관 각국이 반드시 한반도 긴장 정세 완화를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핵 보유를 정권의 생존 도구로 여기는 김정은 북한 정권에선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 동참한 중국 역시 아군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 북중 간 갈등의 골이 메워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소식통은 "안보리 대북 제재 강화의 총대는 결국 중국이 메는 셈이라 자칫하면 북한의 창끝이 중국을 겨눌 수 있어 이번 제재안도 최대한 완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차갑게 식은 북중 관계는 어떤 방법으로도 당분간 되돌아올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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