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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첫 女대통령 된 할리마 "나는 모두의 대통령"(종합)

송고시간2017-09-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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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궁 대신 원래 살던 아파트 거주 공약…이행여부 즉답 피해

싱가포르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할리마 야콥[epa=연합뉴스]
싱가포르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할리마 야콥[epa=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에서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했다.

싱가포르 대통령선거위원회(PEC)의 대통령 후보 적격 심사를 유일하게 통과해 단일후보 자격을 얻은 할리마 야콥(63) 전 국회의장은 13일 후보 등록 절차를 마쳤다.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는 "할리마 야콥이 유일한 후보이며, 동시에 무투표로 싱가포르의 차기 당선인으로 확정됐다"고 선언했다.

또 총리실도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의 제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할리마 당선인은 14일 오후 6시 이스타나궁에서 취임식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유리 천장'을 깨고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됐던 할리마는 취임과 동시에 싱가포르 헌정사상 첫 여성대통령으로 기록된다.

할리마는 소수인종 배려를 위해 도입한 '대통령 할당제'의 첫 혜택을 봤다.

싱가포르는 지난 1991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특정 인종집단이 대통령 선거를 좌지우지하고 소수인종이 대통령직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자, 최근 5차례의 임기(또는 30년) 동안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소수 인종 그룹에 대통령 후보에 단독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도록 헌법을 고쳤다. 그리고 첫 단독입후보 권한을 말레이계에 부여했다.

할리마 당선인은 "비록 이번 선거는 특정 인종집단에만 출마 자격을 준 선거였지만, 나는 인종·언어·종교·신념을 초월한 모두의 대통령"이라며 "나는 모두를 대표하며, 나의 임무는 오직 싱가포르와 싱가포르 국민을 향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직에서 장기간 배제된 특정 인종집단에 단독입후보 권한을 부여한 새 헌법에 대해선 "우리 사회가 다문화주의, 다인종 주의를 실현한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번 선거는 다인종 주의가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할리마는 또 "우리는 성(性) 다양성을 구호로만 외치지 않고 실천함으로써 형식주의에 머무르지 않았다. 여성들도 누구나 용기를 갖고 노력하면 최고위직에 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자신이 첫 여성대통령으로 선출된 데 대한 의미도 부여했다.

경비원 일을 하던 인도계 아버지와 말레이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한 할리마는 노동법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2001년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1년 총선 이후에는 지역공동체, 청소년스포츠, 사회가족 담당 국무장관을 지냈고 지난 2015년에는 여당인 인민행동당(PAP) 중앙집행위원이 됐다. 2013년에는 리셴룽 총리의 지명을 받아 싱가포르의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됐고, 이번에도 리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편, 할리마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시절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대통령궁(이스타나)으로 거처를 옮기지 않고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계속 거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나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다. 그곳에 오래 살았는데 펜트하우스처럼 아주 넓고 좋다. 나에게는 매우 편안한 거처"라며 즉답을 피했다.

싱가포르의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할리마 야콥(오른쪽) 부부[epa=연합뉴스)
싱가포르의 첫 여성대통령으로 당선된 할리마 야콥(오른쪽) 부부[epa=연합뉴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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