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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그리고 싶었던 히말라야 아이들, 마침내 바다를 보다

송고시간2017-09-1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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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휴먼재단 초청 방한…인사동서 '히말라야의 꿈' 전시회

엄홍길 대장이 자신을 그린 그림을 들고 네팔 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엄홍길 대장이 자신을 그린 그림을 들고 네팔 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히말라야의 능선과 계곡, 멀리 만년설과 푸른 하늘만을 바라보며 살던 네팔의 청소년들이 꿈속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바다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안나푸르나 비렌탄티 휴먼스쿨(제4차)에 다니는 학생 9명의 이야기다.

이들 학생은 네팔 청소년의 그림 전시회를 여는 엄홍길휴먼재단의 초청으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은 뒤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하면서 창문 너머로 바다를 보고는 일제히 탄성을 내질렀다. 이들이 바다를 두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갤러리 라메르 2층 전시실에서 만난 사비타 파리야(16, 10학년생) 양은 "모두 일어나 바다를 보면서 일제히 '와∼'하고 소리를 질렀다"며 "굉장히 놀랍고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안나푸르나, 석가모니, 카트만두의 계곡과 보리수나무 등을 그려왔는데 이제부터는 푸른 바다를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비샬 짜파이(15) 군은 "히말라야를 오르는 산악인들, 네팔 사람들, 힌두교와 불교인 모두 평안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며 "돌아가면 한국에서 본 큰 바다를 물감으로 채색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설명하는 비샬 짜파이 군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설명하는 비샬 짜파이 군

이들 학생이 네팔을 벗어나 외국 땅을 밟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은 이들이 그린 그림 100여 점을 오는 19일까지 선보인다. 미술반 활동을 하는 이들은 2년 전 자원봉사 미술 교사로 현지에 파견된 김규현 화백의 도움으로 화가의 꿈을 키우면서 틈틈이 도화지에 '히말라야의 꿈'을 그렸다.

재단의 학생들에게 더 큰 꿈을 품게 하려고 전시회를 기획했고, 개관식에 맞춰 우수 학생들을 초청했다. 이들은 앞으로 8일 동안 한국을 체험하고 돌아간다.

전시회 개관식에서 학생들은 네팔의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관람객에게 자신의 그림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엄홍길 대장은 "학생들은 산속에서 태어나 산과 함께 살아왔기에 바다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들이 한국에서 바다도 보고, 발전한 도시도 보면서 더 큰 꿈을 꾸고, 장래 네팔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둥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초청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도한 입시 경쟁으로 꿈을 잃어가는 우리나라 학생들도 네팔 청소년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순수함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엄홍길휴먼재단은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m 고봉 16좌를 등정한 엄홍길 대장이 휴머니즘과 자연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자 뜻을 같이하는 많은 이와 함께 지난 2008년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자연 사랑 인간 사랑'이란 슬로건 아래 네팔 히말라야 오지에 16개 학교 건립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12개교를 준공했고 3개교는 신축 중이다.

4번째로 세운 비렌탄티 휴먼스쿨은 아웃도어업체인 밀레와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지어졌다.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네팔 학생들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네팔 학생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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