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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유혈사태 촉발한 로힝야 반군 "국제 테러단체와 무관"

송고시간2017-09-1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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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몽둥이 등 조악한 무기로 싸우는 로힝야족 반군[유튜브 캡처]
칼과 몽둥이 등 조악한 무기로 싸우는 로힝야족 반군[유튜브 캡처]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을 상대로 항전(抗戰)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습격해 유혈사태를 촉발한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 주장을 일축했다고 AF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트위터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라크와 시리아의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는 물론 파키스탄의 라시카르-에-타이바를 포함한 어떠한 국제 테러그룹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ARSA는 또 "우리는 이들 테러조직이 아라칸(미얀마 라카인주의 옛 명칭) 갈등에 개입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며 "주변 국가들은 이들 단체가 아라칸으로 들어와 좋지 않은 상황을 더 악화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25일 ARSA가 경찰초소 30여 곳과 군기지 등을 급습하자, 곧바로 이 단체를 국제테러조직의 도움을 받는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소탕전에 나섰다.

소총으로 무장한 미얀마 경찰대원[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소총으로 무장한 미얀마 경찰대원[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알카에다는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전 세계 이슬람교도들에게 탄압받는 로힝야족을 지원하라고 촉구하기도 해, ARSA가 국제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ARSA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로힝야 망명자 위원회'의 감독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GC는 이 단체의 지도자 격인 '아타 울라'는 파키스탄 카라치의 로힝야족 이주자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파키스탄 등에서 현대 게릴라 전술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등지에서 게릴라전 경험을 쌓은 20여 명의 남성이 2년 넘게 수백 명의 로힝야족에게 무기 사용법과 사제폭탄 제조기술 등을 전수한 증거가 나왔다고 IGC는 설명했다.

이들은 그뿐 아니라 이슬람국가(IS)나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 지하드 조직처럼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하는 등 현대적인 선전 기술도 구사한다.

그러나 ARSA의 전력은 기관총과 박격포 등으로 무장한 미얀마 정부군을 상대하기에 턱없이 부족해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이 유튜브에 게시한 동영상을 보면 선두에 선 일부만이 소총을 소지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대원은 몽둥이와 칼, 나무로 만든 창 등으로 무장했고, 건축재료와 비료 등을 섞어 사제폭탄을 만들어 사용한다.

음식 받으려는 로힝야족 난민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음식 받으려는 로힝야족 난민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사망자 통계를 보면 양측의 전력 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미얀마 정부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 가운데 반군은 400명에 달하지만 정부군은 10여 명에 불과하다.

한때 반군 조직에 가담했지만, 중도에 탈퇴한 뒤 최근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알라 우딘(가명 27)은 AFP통신에 "그들이 소지한 현대식 무기라고는 100명당 소총 2자루뿐이며 나머지는 막대기와 방망이 등으로 무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막대기 하나 손에 들고 전쟁터에 나가면 바로 죽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들을 고아로 만들고 싶지 않아 대열에서 이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혈충돌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로힝야족 민간인 38만 명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면서 미얀마군이 '인종청소'를 자행했다는 국제적 비판에 직면했다.

공식 집계한 사망자 이외에 피란 도중 보트 전복 등으로 인한 사망자도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로힝야족 반군단체 ARSA 사령관[유튜브 캡처]
로힝야족 반군단체 ARSA 사령관[유튜브 캡처]

ARSA의 사령관을 자처한 아타울라 아부 암마르 주누니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동영상의 한 장면.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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