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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한 마리 나비가 된' 윤이상의 삶, 오페라 무대에

송고시간2017-09-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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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백 년 세월은 한 마리 나비의 꿈같도다/ 과거사를 돌아보니 모두가 덧없는 것을/ 오늘 봄이 오면 내일 꽃이 지나니/ 벗이여, 어서 술잔을 드세/ 저 등불이 꺼지기 전에."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두 번째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의 도입부 합창곡이다.

서울시오페라앙상블은 오는 10월 27~28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윤이상의 '나비의 미망인' 작곡 과정을 무대로 옮긴 창작 오페라 '나비의 꿈'을 공연한다.

윤이상은 1967년 10월부터 1968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서대문형무소에서 '나비의 미망인'을 작곡했다.

장자의 '제물편'에 등장하는 호접지몽(胡蝶之夢) 고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삶과 죽음을 넘는 무위(無爲)의 태도, 또는 인간의 행동에 족쇄가 되는 조건이나 함정들로부터 해방을 노래한 작품이다.

그는 1967년 6월 이른바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독일 사보이 호텔에서 서울로 납치돼 차가운 형무소에 앉게 된 자신의 상황을 한 마리 나비에 빗대어 표현했다.

훗날 윤이상은 당시의 상황을 "나는 옥중에 있었지만, 마음까지는 갇혀 있지는 않았다.(…) 실제로 나는 하늘을 날고 내가 바라는 어디에서도 존재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장수동 서울오페라앙상블 예술감독은 "동백림사건으로 인한 수형 생활 속에서 끝까지 펜을 놓지 않고 쓴 '나비의 미망인'의 작곡 과정을 그렸다"며 "그의 뜨거운 예술혼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작곡은 신예 작곡가 나실인이 맡았다.

체임버오케스트라와 출연진 8명이 출연하는 소극장 버전의 공연이다. 2만~5만원. ☎02-741-7389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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