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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윤리 사이 고민하는 사회…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

송고시간2017-09-2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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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창작극 공연…10월13일부터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

도덕과 윤리 사이 고민하는 사회…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 - 1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어진 지 20년 이상 된 낡은 빌라 옥상. 304호 아줌마 '광자'가 심은 고추를 201호 아줌마 '현자'가 몽땅 따가는 일이 발생한다.

여느 빌라에서 흔히 있을 법한 이 사건이 301호 '현태'의 눈에는 보통 일이 아니다. 현태는 이 일이 빌라의 신축 논의와 자신의 공구통이 없어진 사건, 나아가 이 세상의 공기가 나빠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다. 빌라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지만 303호 '동교'만은 현태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함께 나서는데….

서울시극단이 다음달 13∼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옥상 밭 고추는 왜'는 텃밭 고추 때문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개인과 집단의 도덕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햇빛샤워','환도열차', '미국아버지' 등의 극작가 장우재의 신작이다. 장 작가는 '악당의 조건'(2006) 이후 11년 만에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인 김광보 연출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장우재 작가(왼쪽)와 김광보 연출[서울시극단 제공=연합뉴스]

장우재 작가(왼쪽)와 김광보 연출[서울시극단 제공=연합뉴스]

작품의 성격은 원제 '윤리 대 도덕'(Ethics Vs. Morals)에서 엿볼 수 있다.

장우재 작가는 21일 세종문화회관 연습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사회 전체가 유지되기 위해 모두가 지키는 것이라면 윤리는 개인이 뭘 지키며 살아야 할까 스스로 꺼낸 기준"이라면서 "사회 전체를 위한 약속과 내 삶의 기준이 혼재되고 충돌하고 있는 사회에서 이제는 둘을 구분하는 문제를 이야기해보자는 뜻에서 제안한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장 작가는 이어 "네덜란드 환경운동가였던 페트라 켈리의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란 말이 작품을 쓰면서 가장 힘이 되는 말이었다"면서 이제 이런 생각을 나눠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김광보 연출은 "장우재 작가는 표피적으로 거대 담론을 보여주는 작가가 아니라 일상을 소재로 일상 속 담론들을 이야기하는 작가"라고 평했다.

작품에는 장 작가의 전작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시 나온다. '햇빛샤워'에서 햇빛을 좋아했던 주인공 '광자'가 전작의 캐릭터를 살려 다시 등장한다. '여기가 집이다', '햇빛샤워'에 나왔던 소년 '동교'는 아내와 이혼을 앞둔 중년 남성으로 등장한다.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에서 '현태'역을 맡은 이창훈(왼쪽)과 '현자'역을 맡은 고수희[서울시극단 제공=연합뉴스]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에서 '현태'역을 맡은 이창훈(왼쪽)과 '현자'역을 맡은 고수희[서울시극단 제공=연합뉴스]

많은 사람이 사는 빌라가 배경인 만큼 총 24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장 작가는 "특정한 인물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각 가정, 사람들의 전체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인공 '현태'역에는 이창훈이, '현태'와의 대립구도를 형성하는 '현자'역에는 연극 외에도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고수희가 출연한다. '현태'의 엄마 '재란'역에는 백지원이, '동규'역에는 유성주가 캐스팅됐다.

23일에는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장우재 작가가 강사로 나서 작품 속 인물과 공간을 이야기하는 '스테이지 텔링' 특강이 진행된다.

관람료 2만∼5만원. ☎ 02-399-1000.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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