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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교직생활 이후 3번째 해외봉사…이선희씨의 '인생 2막'

송고시간2017-09-2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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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인도네시아 6년 봉사 이어 내달 다시 에콰도르行

3번째 해외봉사 떠나는 이선희씨
3번째 해외봉사 떠나는 이선희씨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통해 우즈베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6년간 봉사활동을 하고 귀국한 뒤 또다시 해외봉사를 떠나는 60대 여성이 있다.

이선희(60) 씨는 강원도 영월의 월드프렌즈 교육원에서 8주간의 국내 교육을 마치고 29일 제117기 KOICA 봉사단원 74명과 함께 출정식에 참가했다. 이들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16개국으로 파견돼 2년간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 씨는 3번째 파견지인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로 떠난다. 이곳에 있는 센트럴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5만 명이 재학하는 이 대학은 한국어를 정식 교양 과목으로 개설했다.

그는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능력시험(TOPIK) 강의도 진행한다.

이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에콰도르 파견이 인생에 있어 마지막 해외봉사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게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아 붓겠다"며 "지난 6년간의 봉사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많은 학생과 현지인에게 한국을 알리고, 한국어를 가르치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미혼인 그는 "노모께서 처음 해외봉사를 떠날 때부터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줬다"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약간 아쉬워하시는 마음을 내비쳤지만 '후회 없는 인생을 살라'며 용기를 북돋워 줬다"고 덧붙였다.

2차례 해외봉사를 하면서 2년 임기가 끝나면 다시 1년 연장해 모두 6년간 활동했지만 그는 "봉사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달래지지 않아 다시 한 번 나가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 씨는 경북 포항과 청도군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28년간 국어와 한문을 가르치다 그만두고 국어·논술학원을 차려 운영했다. 그러다 학원도 문을 닫고 일선에서 물러난 뒤 한동안 삶의 방향성을 찾지 못해 방황했다.

그즈음, 2009년 KOICA의 해외봉사 단원 모집 광고를 접했고, 두려움 속에 응모했다. 덜컥 합격해 얼떨결에 나간 곳은 우즈베키스탄. 이 씨는 이 나라 사마르칸트 외국어대학에서 한국어에 목마른 학생들을 가르쳤다.

3년 뒤 귀국한 그는 8개월만인 2013년 다시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에 있는 반둥공대로 나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수업료를 내는 어학당 강의 외 '한국어 동아리'를 개설해 무료 강의도 진행했다.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에서 돌아온 그는 그래도 뭔가 허전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학생들 한 명 한 명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지 못했고,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현지 교수, 강사들에게 충분히 알려주지 못한 점 등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자신은 앞만 보며 달려온 인생에 대한 보상을 봉사를 통해 맛봤는데, 정작 현지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못 해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3번째 봉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에콰도르 봉사 이후의 설계도 이미 그려놓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활동 당시 고려인 후손을 만나 그들의 강제 이주 역사와 현재 어려운 상황, 그리고 현재 고국에서 어려운 환경에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3년 뒤 귀국하면 광주의 고려인 마을에 찾아가 한국어를 가르칠 계획이다.

"저에게 봉사란 특별하다면 특별하지만, 완전히 일상적인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늘 누군가에게 소리 없는 조력자가 되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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