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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위 논란 '화랑세기' 필사한 박창화는 누구일까

송고시간2017-10-18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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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한국사연구소, 20일 학술회의

1995년 공개된 화랑세기 모본(母本).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5년 공개된 화랑세기 모본(母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 1989년 역사서 '화랑세기'(花郞世記)가 세상에 공개되자 역사학계가 들썩였다.

화랑세기는 통일신라시대인 704년 한산주 도독을 지낸 진골 출신 김대문이 썼다는 역사서다. 이 책은 이름만 알려져 왔는데, 실물이 등장하면서 관심이 쏠린 것이다.

그러나 1989년에 발견된 화랑세기는 김대문이 아닌 남당(南堂) 박창화(1889∼1962)가 필사한 책으로 드러났다. 1995년에는 분량이 더 많은 또 다른 화랑세기가 나왔는데, 이 책 또한 박창화의 필사본이었다.

화랑세기는 김대문이 집필했다는 진본이 없는 상황에서 진위 논란을 불러왔다. 고려시대에 편찬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없는 용어가 기록돼 있다는 점에서 당시 상황이 반영된 진품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는 반면, 일부 역사학자는 당나라 이후의 어휘가 많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제시하며 위작으로 규정했다.

진위 논란은 박창화가 일제강점기에 10여 년간 일본 궁내성에서 우리나라 고문헌을 연구하는 업무를 했다는 이력과 맞물려 더욱 증폭됐다.

고려대 한국사연구소는 화랑세기 논쟁의 주인공인 박창화의 행적을 추적하고 그의 저술에 나타난 한국사 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20일 교내 백주년기념관에서 학술회의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박대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장은 "박창화는 삶의 행적이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그동안 화랑세기의 진위에만 학계의 관심이 쏠렸는데, 강역고와 고구려사 같은 그의 다른 저작을 학술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는 정운용 고려대 교수가 화랑세기에 대한 학문적 견해를 설명하고, 박경철 강남대 교수와 박남수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 박창화의 고구려사와 강역고에 대해 각각 이야기한다.

이어 조형열 고려대 연구교수는 '일제강점기 조선학 연구와 남당 박창화'를 주제로 발표한다. 종합토론의 좌장은 김정배 전 국사편찬위원장이 맡는다.

한편 고려대 한국사연구소는 학술회의 자리에서 박창화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는 화랑세기, 강역고, 고구려사 원본을 공개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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