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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 급증하는 로힝야족 난민에 '자발적 불임수술' 도입검토

송고시간2017-10-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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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방글라데시가 자국으로 들어온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이 급격히 늘어나자 난민을 대상으로 자발적 불임수술 프로그램을 도입하고자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힝야 난민 캠프가 있는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 바자르 지역의 가족계획 업무 책임자인 핀투 칸티 바타차르지는 로힝야족 난민들에게 정관이나 난관절제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중앙 정부에 요청했다고 28일 AFP 통신에 말했다.

현지 관리들은 지난 8월 말 이후 두 달 동안에만 6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유입하면서 난민들에게 제공되는 식량과 보건·위생 시설이 극도로 부족한데, 로힝야족이 가족계획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임신·출산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당국자는 최근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로힝야 난민 여성 가운데 2만 명이 임신했으며 600명이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실제 임신·출산은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로힝야족 난민을 대상으로 한 불임수술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많은 로힝야족이 피임이 이슬람 교리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가족계획을 죄악시하는 데다 난민촌에서도 가족 구성원이 많으면 줄을 서서 식량 배급을 받거나 물을 길어오는 데 유리하기에 산아제한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또 일부 로힝야족 여성들은 임신하고 있으면 성폭행을 당할 위험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도 가족계획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현지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당국도 그동안 로힝야족 난민에게 피임을 위해 콘돔을 배포했지만 549통만 받아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8월 25일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현지 경찰 초소를 습격하고 이후 미얀마군이 토벌 작전에 나서면서 두 달 동안 60만 명이 넘는 미얀마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난민촌으로 도피했다.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토벌 작전을 빌미로 로힝야족을 겨냥해 살인,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았다고 주장했고, 유엔과 국제사회는 이를 '인종청소'로 규정해 비판하고 미얀마군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조작된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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