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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랑스서 대규모 한국문화축제 일군 무용가 남영호

송고시간2017-11-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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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펠리에 한국문화축제, 市의 전폭적 지원으로 올해 3회 맞아

프랑스 몽펠리에 한국문화축제 올해로 3회째
프랑스 몽펠리에 한국문화축제 올해로 3회째

(몽펠리에=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지난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몽펠리에 장 빌라르 극장에서 한국문화축제의 개막공연인 무언극(마임) '2K'의 막이 내린 뒤 무용가이자 한국문화축제 '코레디씨'의 기획자인 남영호(왼쪽)씨와 남 감독의 오빠인 남긍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오른쪽)가 나란히 무대 앞에 섰다. 몽펠리에에 20년 넘게 거주하며 무용가로 활동하는 남 감독은 몽펠리에시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3회째 이곳에서 한국문화축제를 기획해오고 있다. 2017.11.17.

(몽펠리에<프랑스>=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남부의 대학도시이자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화도시 몽펠리에(Montpellier).

프랑스 제7의 도시인 몽펠리에는 인구의 절반가량이 30세 미만인 젊은 도시로, 역동성과 높은 수준의 문화적 역량을 가진 지역으로 이름 높다.

재즈와 클래식 축제를 비롯해 오페라, 무용, 영화, 연극 등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연중 열리는 이곳은 문화예산 규모만으로 보면 수도 파리의 뒤를 잇는 프랑스 제2의 문화도시다.

유럽 최대규모 무용 축제인 '몽펠리에 무용제', 국제음악축제인 '라디오 프랑스', 연극과 문학을 주제로 한 축제 '배우의 봄', 지중해 영화축제 '씨네 메드' 등 1년 내내 질 높은 문화 축제가 열리는데 여기에 한국문화 축제가 가세하면서 한국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몽펠리에 시 당국의 전폭적인 지지로 열리고 있는 '페스티발 코레디씨'(Festival Coreed'ici·'여기에 한국이 있다')가 올해로 3회를 맞았다.

11월 한 달간 몽펠리에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에서는 미술·사진전, 국악공연, 영화, 무용 등 다양한 공연예술이 펼쳐진다. 올해는 특히 개막공연인 무언극(마임) 공연 '2K' 등 프랑스와 한국의 예술가들이 협업한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축제의 시작은 몽펠리에에서 25년간 거주해온 무용가 남영호(52) 예술감독의 아이디어였다. 몽펠리에 시립무용단을 거쳐 현대무용단 '몸짓'과 '코레그라피'를 창단해 활동하고 있는 그는 몽펠리에에서는 꽤 이름을 널리 알린 현대무용가다.

제2의 고향이자 남프랑스의 문화수도인 몽펠리에에 한국문화를 알릴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2013년 무작정 몽펠리에시청을 찾아갔다.

"부시장 등 관계자를 만나고 제 이력과 한-불 수교 130주년을 앞둔 시점에 한국문화축제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더니 흔쾌히 지원을 약속했어요. 이후 몽펠리에시가 시립극장과 각종 문화시설을 무료로 대관해주는 등 지금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부시장과의 면담이 성사된 데에는 문화예술에 관심이 큰 시장과 부시장이 평소 현대무용가인 남영호 감독의 이름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 작용했다. 축제 기간에 몽펠리에시가 공립 전시관과 극장 등을 무료 대관해주고, 직·간접적 행정지원까지 해주는 것을 고려하면 '몽펠리에 코레디씨'는 규모가 절대 작지 않은 축제다.

남 감독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몽펠리에는 문화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강한 곳"이라며 "행정가들도 수준 높은 문화적 감식안을 갖고 체계적으로 예술사업을 지원하고 있어 문화정책 면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몽펠리에에서는 일본과 중국 문화 축제도 한국 축제의 규모와 질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축제가 3회를 맞기까지는 무언극(마임)의 개척자인 오빠 남긍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몽펠리에 한국문화축제 개막공연인 무언극 '2K'
몽펠리에 한국문화축제 개막공연인 무언극 '2K'

(몽펠리에=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지난 16일 저녁(현지시간) 프랑스 몽펠리에 장 빌라르 극장에서 2인 무언극 '2K'가 끝나고 프랑스의 마임 전문가 로랑 클레레(왼쪽)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남긍호 교수(오른쪽)가 함께 무대 인사를 하고 있다. 2017.11.17.

프랑스에서 마임을 전공한 남 교수는 자신의 인맥과 연출자이자 배우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통해 여러 직간접적인 도움을 줬고 올해에도 축제의 콘텐츠 기획과 실행에 참여해 내용을 채워줬다.

남 교수는 현재는 없어진 프랑스 파리의 마르셀 마르소 마임학교를 졸업한 세계에서 많지 않은 마임 전문가로, 동창인 프랑스의 마임 1인자 로랑 클레레와 함께 지난 16일 한국문화축제 개막공연 '2K'에서 열연했다. 450석 규모의 시립극장은 평일 저녁임에도 문화적 호기심이 가득한 프랑스 관객들로 만석을 이뤘다.

교민도 많지 않은 몽펠리에에 대형 한국문화축제를 일군 남 감독의 꿈은 축제를 최소 10회까지는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후 축제 기획을 물려받을 후배를 물색하겠지만, 언제까지나 문화현장의 현역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올해 축제가 아직 끝나지도 않았지만 당장 내년 축제 기획취지도 고민 중이다.

창의성과 독특함만 있으면 흔쾌히 예술가를 지원하는 몽펠리에시 당국이 항상 '새로움'을 조건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해도 '예술교육'을 축제의 한 꼭지로 넣어 몽펠리에 예술고교에서 한국무용 특강 프로그램도 마련하는 등 축제에 새로운 요소를 넣으려고 분투했다.

"내년에는 거리로 나가볼까 합니다. '자연과 예술' 이런 방향도 고민 중이고요. 거리의 몽펠리에 시민들과 직접 마주하고 소통하는 한국문화. 멋지지 않습니까?"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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