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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퇴진 짐바브웨는…장기집권 아래 최빈국 전락

송고시간2017-11-22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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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의식주 양호했다가 갈수록 경제 악화·가뭄 등에 고통

올해 1인당 GDP 1천달러로 북한과 비슷한 수준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세계 최고령 지도자로 이름을 날리다 21일 사임한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의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대륙 남부에 위치한 소국이다.

인구 약 1천600만명의 짐바브웨는 196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옛 로디지아에 뿌리를 두고 1980년 새로 태어난 국가이다.

짐바브웨는 영국에서 독립 후 국가 이름을 로디지아에서 짐바브웨로, 수도 이름을 솔즈베리에서 하라레로 변경했다.

짐바브웨는 로디지아로부터 해방될 당시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가장 의식주가 양호한 나라로 꼽혔다. 한때 식량과 광물도 풍부하고 보건시스템이 좋은 나라로도 평가를 받았다. 광물과 금, 농수산물이 주요 수출품이며 관광산업과 사냥 수익은 외화 수입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무가베가 1980년 초대 총리에 올라 37년간 집권하는 동안 식량과 깨끗한 식수가 부족하고 기본 위생과 보건환경이 열악한 나라가 됐다.

지금은 장기집권과 실정으로 경제도 악화해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로 쇠진한 상황이다.

짐바브웨에서는 정치 혼란과 지폐 남발 등으로 천문학적인 인플레가 발생,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2009년 한때 3경 5천조 Z$를 기록하는 등 통화 가치가 폭락하는 바람에 자국 통화가 아예 유통되지 않게 됐다.

짐바브웨 정부는 2015년 자국 통화를 정식으로 폐지하고 미국 달러화를 중심으로 몇 종류의 외국 화폐를 쓰게 하다 새로운 통화를 발행하기도 했다.

올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북한과 비교해 소득 수준이 비슷한 1천100달러 정도이다.

가뭄으로 짐바브웨 국민의 시름도 더욱 깊어졌다.

작년의 경우 20여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들어 짐바브웨 국민 300만명이 식량난을 겪고 가축 2만 마리가 아사했다.

짐바브웨 국민 일부는 최근 몇년간 급격한 물가상승과 만성적인 실업, 빈곤으로 나라를 떠나고 있지만, 무가베 대통령은 매해 호화 생일잔치로 구설에 오르며 독재를 이어왔다.

여기에 최근 무가베 대통령이 부인 그레이스(52) 여사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 올해 탄핵 위기에 몰린 뒤 21일 자진 사퇴했다.

무가베는 로디지아 정권 때 해방운동에 투신해 소수 백인통치에 맞서 싸운 독립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으나 후대에는 정치적 탄압과 인권 침해, 선거부정을 일삼고 부패에 빠져 나라를 망친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은 무가베 대통령과 그 가족, 측근 등의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등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연설하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설하는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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