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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정 신임 NCCK 총무 "교회가 먼저 냉전의식 극복해야"

송고시간2017-11-2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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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세습은 소유욕을 신학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것"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임 총무가 24일 중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회가 추진할 중점 과제에 대해 밝혔다. 2017.11.24.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이홍정(61)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임 총무는 24일 "교회가 분단과 냉전의 문화를 극복하고 사회적 평화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회가 먼저 냉전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취임한 이 총무는 이날 중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족공동체의 화해와 치유, 한국교회의 일치와 변혁을 재임 기간 추진할 두 가지 주요 과제로 꼽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분단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냉전의식의 노예 상태에 있다. 냉전의식을 극복하지 않은 교회가 어떻게 민족공동체를 화해시키고 치유할 수 있겠느냐"며 교회가 먼저 교회 안에 깊이 내재한 냉전의식을 해체하고 냉전적 대결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냉전의식에서 벗어나려면 복음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총무의 견해다.

그는 "기독교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의해 해석된 복음을 절대진리화하는 것은 또 다른 편견"이라며 "복음 해석에 이데올로기가 개입할 수밖에 없더라도 그것을 실천하고 적용할 때에는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NCCK와 지역 교회의 연대 강화, 교회의 일치와 연합 운동을 지속시키기 위한 교육·훈련, 동북아 공동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시민사회 차원의 연대 등을 앞으로 보완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최근 명성교회로 불거진 부자세습 논란과 관련해서는 "공교회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회의 성장에 집착하면서 생긴 소유욕을 신학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번 문제가 법적 하자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법 뒤의 더 큰 공적 윤리에 대한 배려는 없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서울대 사범대와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 총무는 1995년 영국으로 건너가 영국 버밍엄 대학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버밍엄대 부설 동북아시아선교학연구소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대한예수교장로회 기획국장, 아시아기독교협의회 국장 등을 거쳐 2006년부터 필리핀 아태장신대 총장을 맡아 4년간 필리핀에 머물렀으며, 한국으로 돌아와 한일장신대 교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무총장 등을 맡았다.

필리핀 아태장신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에는 가난한 사람을 섬기는 실천적 목회를 교육하는 센터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도시 이주민 빈민촌으로 옮겨 새로 지었다.

당시 필리핀은 공포정치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등 엄혹한 분위기였는데 이 총무는 정권에 희생된 한 가톨릭 주교의 추모 집회에 학생들과 함께 참석하는 등 인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념 문제나 인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됐던 젊은 시절 경험들도 들려줬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학생군사교육단 장교 후보생(ROTC)으로 훈련을 받았는데 군의 계획에 ROTC도 투입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 두려웠습니다. 투입되면 총구를 누구를 향해야 하나 하는 고민 때문이었죠. 한참 고민하던 중 '총을 버리고 시민과 군 사이에 서라, 하나님은 그사이에 계신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다행히 출동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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