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北,시진핑 특사 방북 2주도 안돼 도발…북중관계 '급냉' 불가피

송고시간2017-11-29 10:5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대화노력 무시 北도발에 中 곤혹…대북 추가제재 동참여부 관심

시진핑 2기 과시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에 '재뿌리기' 지적도

중국, 북한에 등 돌리나 (PG)
중국, 북한에 등 돌리나 (PG)

[제작 최자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특사가 방북한 지 2주도 채 안된 시점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함에 따라 북중 관계의 급속한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시 주석 특사로 쑹타오(宋濤) 당 대외연락부장을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주지 않아 크게 '무시'당했다. 그러고서도 여러가지 정세를 고려해 차후 6자회담 재개를 염두에 둔 대화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29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발사하자 적잖은 충격을 받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오전 3시17분이라는 시간대에 ICBM급을 발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로 볼 때 향후 북미 간 '강 대 강'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대화 병행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중국의 입장이 곤혹스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중국은 쑹 부장의 방북을 통해 미중 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을 전하고 추가적 상황 악화를 하지 말라고 북한에 신신당부했을 것으로 보이나, 그와는 달리 북한은 이날 도발로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어서 차후 중국의 대화 해법도 꼬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24일 베이징(北京)에서 장이브 로드리아 프랑스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한반도 정세는 전반적으로 안정됐다"면서 6자회담 재개 시동을 걸려고 했으나, 방향 전환 등을 모색해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다.

더욱이 시진핑 집권 2기 이후 중국 당국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11월 30∼12월 1일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 개최를 하루 앞두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이뤄진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29일 베이징 외교가에 따르면 현재로선 이와 관련해 중국이 구체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단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10분후부터 속보로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으며, 이번 도발은 트럼프 미 행정부가 9년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을 곁들였다.

이들 매체의 이런 보도 태도는 결국 트럼프 미 행정부가 자극함으로써 북한이 다시 도발하는 '악순환론'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北中 신의주-단둥 철교 임시 폐쇄 12월 중순으로 연기"
"北中 신의주-단둥 철교 임시 폐쇄 12월 중순으로 연기"

(도쿄 AP=연합뉴스)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사이를 잇는 압록강철교(왼쪽)의 지난 9월 9일 모습. 중국과 북한 사이 주요한 무역 통로인 이 다리는 조중우의교(朝中友誼橋)라고도 불린다.
북중 접경소식통은 24일 "중국 측이 오늘 철교인 조중우의교를 폐쇄한다고 통보했으나 임시 폐쇄가 다음 달로 미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이 철교는 작년에도 열흘간 폐쇄된 적이 있다"면서도 "이번 임시 폐쇄 조치는 중국이 '더한 무역제한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경고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자국을 겨냥해 미국과 일본 등이 추가적 역할을 압박할 움직임을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다시 말해 중국은 차후 미국 등이 어떤 태도를 보일 지를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북한의 이번 도발로 중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쑹타오 부장의 김정은 면담 불발로 모욕을 당했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중국의 성의를 깡그리 무시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실망감이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이번 특사 방북에서 북한의 핵 개발과 한미의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북한의 제재 완화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설득해 호응을 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미사일 도발도 그런 인식의 연장선에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에선 시진핑 집권 2기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인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고위급 대화'에 사실상 재를 뿌린 북한의 도발에 격앙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쑹타오가 방북했을 당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어도 북한의 고위층과의 대화를 통해 양국 '당 대 당' 채널 교류를 심화하고 북중 관계 정상화에 노력한다고 약속하고도 이런 짓을 한 데 대해 규탄하는 기색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관련 행사에 별도 대표단을 참석시키지 않고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대참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이 행사는 예전에도 북한이 잘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쑹타오 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올 정도로 양국 관계가 좋지 않은 데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 재개로 북한 대표단이 베이징에 오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 현지시간으로 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려 대북 추가제재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등은 이참에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의 극단적 조치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인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을 강조해온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대북 추가 압박에 동참할 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시진핑 특사' 쑹타오, 평양서 최룡해 만나
'시진핑 특사' 쑹타오, 평양서 최룡해 만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평양을 방문한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사진 왼쪽 두번째)이 17일 최룡해 조선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 두번째)과 회동했다며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관련 사진을 게재했다. 2017.11.19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