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금리인상] 고통과 저항 따르는 금리인상…왜 지금 올리나

송고시간2017-11-30 10: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가계부채·미국 금리인상 등 금융불안 우려

3%대 성장 전망 등 금리 정상화 여건 갖춰져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수현 기자 =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호전의 신호이기도 하지만 여러 경제주체의 부담이 커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져 1천419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있고 부동산 시장을 통째로 뒤흔들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 증가에 힘입어 간신히 회복 가도에 들어선 국내 경기에 악재로 작용해 경기가 다시 부진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한은이 지금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

(서울=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10.19
chc@yna.co.kr

6년 5개월 만에 단행된 기준금리 인상의 최대 이유는 경기회복이다.

반도체 주도의 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8.5% 증가했다. 9월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10월 이후로도 추이가 꾸준하다.

이에 힘입어 9월 산업생산과 설비투자, 소비 3가지 지표가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증가하는 '트리플 성장'을 달성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예상을 넘는 1.4%에 달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가 9월 3.1% 증가하며 올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고, 북한 리스크와 사드 갈등으로 주춤하던 소비심리도 살아나 10월에는 6년 1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2%로 올려잡았다. 내년에도 잠재성장률(연 2.8∼2.9%)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여건 때문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한은 금융통화위원들은 이제 경기 회복세가 궤도에 올랐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미 지난달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할 여건이 돼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장기 저금리로 누적된 가계부채 등의 부작용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이다

소득보다 너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

가계부채는 3년간 362조7천억원(34.3%) 불어나며 3분기 말 1천419조1천억원에 달했다.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93.0%에 달한다.

연간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6월 말 155.0%로, 한 해 동안 번 돈을 꼬박 모아도 원금 3분의 2를 겨우 갚는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정부가 내놓은 관련 대책들에도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하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분양 아파트 집단대출 등 이미 승인된 대출이 있기 때문이다.

8·2 부동산 대책 등 각종 규제에도 부동산 시장 움직임도 불안하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다시 오름세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D-1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 D-1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 모습. 2017.10.23
yatoya@yna.co.kr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금리 수준이 과도하게 완화적이어서 가계부채 급증 원인을 제공했다"며 "이제 과도하게 완화적 수준 통화정책을 이어갈 요인이 크지 않으며 금리 정상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도 고려됐다.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가 높다는 것은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연준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리면 양국 정책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된다.

만일 외국인 자본 이탈이 벌어진다면 외환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내년에 미국 금리가 예상대로 3회 오른다면 신흥국인 한국이 언제까지고 버티기는 어려워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금리의 4회 인상을 전망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지명자는 28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12월 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통화정책 방향은 재닛 옐런 현 의장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미 금리 인상이 한은 금리 인상의 첫 번째 요인으로 보여진다"며 "국내외 시장 여건도 한은 결정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merciel@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