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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새 소설집…'그대 눈동자에 건배'

송고시간2017-12-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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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 단편소설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현대문학)가 번역 출간됐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문예지 등에 발표한 9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이다. 작가가 펴낸 통산 85번째 단행본으로, 일본에서 올해 3월 말 출간된 최신작이다.

사회고발, 서스펜스, 판타지, SF, 로맨스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추리소설의 경계를 넓힌 작가의 이력이 이 소설집에 고루 녹아있다.

짧은 이야기 속에도 짜임새 있는 서사 구조와 서서히 긴장감을 높여가다 결말에 반전으로 허를 찌르는 솜씨가 여전하다.

첫 수록작 '새해 첫날의 결심'은 나태하고 무책임한 공무원들의 추태를 꼬집는 이야기다. 주인공 노부부는 새해 첫날 새벽 신사에 참배하러 갔다가 마당에 내복 차림으로 쓰러져 있는 군수를 발견한다.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데, 출동한 경찰들은 전날 먹은 술이 깨지도 않은 상태에서 모든 일을 귀찮아한다. 사건은 점점 오리무중에 빠지는데, 경찰은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려는 시도까지 한다. 이때 뜻밖에 노부부 중 부인이 논리적인 추리로 사건을 해결한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노부부는 삶의 희망을 잃은 상태였으나,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열심히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그렇게 무책임한 인간들도 떵떵거리고 위세 부리며 살고 있잖아. 그런 바보들이 군수를 하고 교육장을 하고 경찰서장을 하고…." "그런데 왜 우리처럼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죽어야 해? 이건 정말 이상하잖아. 말도 안 돼. 여보, 열심히 살아보자. 우리도 앞으로 그이들 못지않게 대충대충, 속 편하게, 뻔뻔스럽게 살아보자." (본문 43∼44쪽)

두 번째 작품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는 반전의 묘미가 돋보이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남자는 인기 추리소설 작가다. 그는 10년 전에 사귄 대학교 후배로부터 밸런타인데이에 만나자는 제안을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간다. 그녀는 주인공이 가장 좋아한 여자였으나, 사귀던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려 아쉬움을 남긴 터였다. 주인공은 10년 만에 만난 그녀가 편지와 선물을 주고 그동안 자신의 작품을 빼놓지 않고 모두 읽었다는 얘기에 가슴이 설렌다. 그러나 이런 훈훈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을 때 그녀는 그동안 묻혀있던 진실을 폭로한다.

표제작 '그대 눈동자에 건배' 역시 로맨스물 같은 인상을 주다가 화자인 '나'의 직업이 밝혀지면서 색다른 재미를 주는 이야기다.

이 책의 번역가 양윤옥은 "초기작 '거짓말, 딱 한 개만 더'와 함께 읽어보면 그(히가시노 게이고)가 장편보다 오히려 단편에서 더 프로다운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이 작가의 소설을 여러 권 번역해왔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아껴가며 읽고 싶은 책이 바로 이 두 권의 단편집이다"라고 소개했다.

348쪽. 1만4천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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