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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닥터 둠 "국내 증시 파티 끝났다…약세장 서막"

송고시간2017-12-0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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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유동성 축소·반도체 약세"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증시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주류인 여의도 증권가에서 대표 증시 전문가가 코스피가 상승 동력이 꺾여 약세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이종우(56)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일 연합뉴스와 장세 진단에서 "국내 증시가 여러 가지 움직임을 보면 에너지가 굉장히 약해져 계속 상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라며 "단순히 조정국면에 진입한 형태가 아니라 안 좋아지는 서막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바이오주 강세 현상은 상승장세 마지막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형태"라며 "시장의 에너지가 약해져 추가로 얼마나 상승할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비관론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건 처음이다.

2003년부터 15년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맡은 이 센터장은 대표적인 증시 비관론자로 꼽힌다.

외환위기 직후 펼쳐진 대세 상승의 종말과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주가 하락을 예언해 '한국의 닥터 둠'(미국 월가의 대표적 비관주의자 마크 파버의 별명)으로 불린다.

이 센터장은 "선진국 시장을 보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증시가 부진하고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를 빼면 나머지 업종 주식이 고점 대비 20∼30% 떨어졌다"며 "마지막 보루인 반도체도 대단히 흔들려 위로 갈 수 있는 탄력을 되찾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국내 증시 조정 요인으로 전 세계 유동성 축소와 반도체 약화를 꼽으면서 "반도체가 꺾이고 유동성 축소가 맞물리면 국내 증시는 결코 좋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 등 금융 정책이라는 단일 요인에 의해 오랜 기간 주가가 올랐다"며 "미국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유동성의 힘으로 9년간 상승했는데, 10년 연속 강세장은 1990년대 미국 경제 호황기 때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내년에 미국이 올해만큼 금리를 올린다면 강세장은 어렵다는게 이 센터장의 예측이다.

그는 또 "국내 증시에선 반도체가 벌써 힘이 약해지고 있어 내년에도 호황을 계속할지 의문"이라며 "내년에 반도체가 꺾여 연간 상장사 영업이익이 10조원 감소한다면 대체할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코스닥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코스피가 작년 7월부터 지속한 1차 대세 상승기에 22% 오르는 데 그치자 바이오주 급등세가 연출됐다"며 "이런 흐름은 양호한 형태가 아니어서 코스닥 역시 조정권에 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센터장은 내년 국내 증시에 대해 "코스피는 한 차례 유동성을 모아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이 역시 현실화하기 힘들거나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내년에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지수 자체는 오르지 않지만, 종목별로 선별적인 상승세가 이뤄지는 형태가 예상된다"며 "정부 정책에 따라 4차산업 혁명 관련 중소형주가 시선을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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