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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문 대통령 "방중 가장 큰 목표는 한중 신뢰관계 회복"

송고시간2017-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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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CTV와 인터뷰…"사드 아픔 딛고 발전의 시대로 나아가길"

한중 정상의 꼭 잡은 손
한중 정상의 꼭 잡은 손

(다낭<베트남>=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APEC 정상회의 참석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일 오후(현지시간) 베트남 다낭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17.11.11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번 방중의 가장 큰 목표는 한중 양국 간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녹화돼 11일 중국 현지에 방영된 CCTV의 인터뷰 프로그램 '환구시선'에서 "한중 양국이 사드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발전의 시대를 위해서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CCTV와의 일문일답.

-- 대통령님께서 곧 방중할 예정이신데요. 취임 후 첫 방중인 만큼 금번 방중에 대해서 어떠한 기대감을 갖고 계신지요?

▲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세 번째 만날 기회입니다. 그러나 중국 인민들께는 처음 인사드리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방중의 가장 큰 목표를 한-중 양국 간에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데 두고 있습니다. 한중 양국은 수교 25년 동안 여러 방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근래 얼마 동안 양국 간의 신뢰관계가 상당히 무너졌습니다. 양국 간의 신뢰관계는 앞으로 관계 발전을 위해서 대단히 중요한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저의 방중으로 양국 관계 신뢰를 회복하고, 또 양국 국민 간에 서로 우호 정서가 증진될 수 있다면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중국 지도자인 시 주석에 대해서 어떠한 인상을 받고 계시는지요?

▲ 시진핑 주석은 말과 행동에서 아주 진정성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시 주석과 두 번의 만남을 통해서 두 사람의 신뢰, 그리고 우정을 상당히 돈독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에 '一回生, 二回熟 三回老朋友’(일회생, 이회숙, 삼회노붕우), ‘처음 만나면 생소하지만 두 번 만나면 친숙해지고 세 번 만나면 오랜 친구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 주석과 세 번째 만나게 되는 만큼, 시 주석과 老朋友, 오랜 친구 관계가 되고 싶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저는 시 주석과의 사이에 국정철학이 아주 많이 통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당 간부들이 영원히 인민의 공복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이 주인인 정부를 저의 국정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또 시 주석은 소강사회를 강조하는데 저도 국민중심경제, 사람중심경제를 주창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 주석과 저 사이에 국정철학에서도 통하는 면이 많은 만큼, 앞으로 양국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나가고 싶습니다.

-- (노영민) 주중대사도 양국관계가 긴 어둠의 터널 끝에서 빠져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향후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 그리고 양국 간의 정치적인 신뢰를 회복해 모든 분야에서 정상적인 궤도를 회복하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우선 사드 문제에 관해서 한국과 중국은 각각의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서로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한중 양국은 10월 31일 양국 간 협의 발표문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서 서로의 입장을 깊이 이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번 베트남 다낭에서 열렸던 시진핑 주석과 2차 정상회담 때 양 정상은 10월 31일자 협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양국 간에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때 시 주석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출발, 좋은 시작을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완전히 공감합니다. 이제 한중 양국이 사드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발전의 시대를 위해서 함께 나아가기를 기대합니다.

-- 양국 간 사드 문제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역지사지의 입장에 서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각자의 입장을 갖고 있는데 한국은 안보, 그리고 자국의 방어를 위한 것이며 중국은 중국 나름의 전략적인 안보이익에 훼손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계적 해결방안의 공동 인식을 함께 달성했는데, 이 단계적 해결방안의 다음 단계로서 중국 측이 가진 전략적 안보이익 훼손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측은 어떠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입니까?

▲ 우선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거듭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도입한 것입니다.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굉장히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는데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특히 고고도 미사일을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사드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은 사드를 방위 목적으로 도입한 것이지, 결코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사드가 가지고 있는 레이더의 성능 때문에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사드가 북한 핵과 미사일 방어 목적을 넘어서서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은 각별히 유의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점은 미국으로부터도 여러 번 다짐을 받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한국의 정부, 그리고 많은 관리가 한국이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겠다, 미국의 MD에 편입하지 않겠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지 않겠다고 하는데, 중국어에는 '言必信 行必果(언필신 행필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에는 반드시 신용이 있고 행동에는 반드시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요. 중국 시청자들을 위해서 한국 정부의 입장,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한국은 이미 사드에 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코 새로운 입장이 아닙니다. 과거부터 한국이 지켜왔던 입장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런 입장에 대해서 서로 깊은 이해를 이룬 것이 10월 31일자 양국 간 협의였다고 생각합니다. 사드 문제는 별개로 해결해 나가면서 양국 간에 경제·문화·정치·안보 또는 인적교류·관광, 이런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누구라도 한반도에 군사충돌이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현재 한반도 긴장 해결을 위한 관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우선은 북한이 오판을 멈추고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핵만이 자신들의 안보를 지켜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가,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뒤처진 나라가 오로지 핵 하나만 가지고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남북 간의 평화와 협력이 북한의 안보를 지켜줄 수 있습니다. 과거에 남북관계가 좋았던 그 시기에는 북한이 안보에 아무런 위협이 없었습니다. 그 시기에 남북 간에는 북한 핵의 폐기와 함께 평화협정의 체결, 그리고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도 함께 논의되고 추진된 바가 있었습니다. 남북 간의 평화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북한의 안보나 발전, 번영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말해 줍니다.

그래서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바꾸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나오게 하려면 가장 긴요한 것이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이라고 봅니다. 한중 양국은 북한의 핵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북핵 불용, 그리고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을 막기 위해서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입장, 그럼에도 북한의 핵 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입장에 서서 한국과 중국이 더 긴밀하게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노력을 한다면 저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상황은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는 대단히 엄중한 상황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정말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럴 때일수록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강인한 희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짙은 어둠은 오히려 새벽이 가까워져 온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믿음 속에서 한국과 중국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면서 새벽을 앞당기는 노력을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 이번 국빈 방중을 통해서 어떤 분야에서 더 많은 발전을 이루기를 바라시는지요?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자 대외무역 대상국이고, 한국은 중국의 제3대 무역 파트너입니다.

▲ 아시는 바와 같이 한중 양국은 수교 25년 동안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밖의 정치·안보·문화·인적교류 등 다른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발전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 한중 양국은 경제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함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경제 분야처럼 양국 간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양국의 공동번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제 분야에서도 그동안 양국 간 협력은 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앞으로 서비스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또 양국 간에 서로 투자를 확대해 나가면서 함께 양국의 공동번영을 이룰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내년 2월에 평창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립니다. 그 다음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립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두 번의 연이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삼아서 한국과 중국 양국 간에 스포츠 교류, 관광 교류를 보다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 저(진행자)는 내년 2월에 평창동계올림픽에 제 가족들을 데리고 와서 구경하고 싶습니다. 양국 간에 비자 관련해서 편의를 많이 제공한다고 들었습니다.

▲ 아주 환영합니다. 시진핑 주석도 베트남 다낭에서의 2차 정상회담 때 자신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고, (자신이) 참석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고위대표단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2020년에 일본 동경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일본, 중국에서 이어지는 올림픽을 잘 활용한다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이루는 데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계기를 잘 살리기 위해서 한국과 중국 양국 간에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남북 간의 평화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해서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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