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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온기 그리운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의 한파

송고시간2017-12-1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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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의 추위 대피소 [김인철 기자]
서울 성동구의 추위 대피소 [김인철 기자]

(서울=연합뉴스) 한파가 계속된 13일, 서울지역을 비롯한 전국에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습니다. 한낮 기온이 영하권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길지 않은 시간에도 추위 대피소가 필요할 정도입니다.

연탄 봉사활동 펼치는 행안부 직원-1 [김인철 기자]
연탄 봉사활동 펼치는 행안부 직원-1 [김인철 기자]

이날 오후 행정안전부는 김부겸 장관을 비롯한 직원들이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을 찾아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백사마을은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할만한 낙후된 동네입니다.

백사마을의 칼날 같은 고드름 [김인철 기자]
백사마을의 칼날 같은 고드름 [김인철 기자]

동네 입구의 한 주택에 맺혀진 긴 송곳 혹은 칼날 같은 고드름을 보니 더 추운 기분이 듭니다

연탄 교체하는 한 할머니 [김인철 기자]
연탄 교체하는 한 할머니 [김인철 기자]

한파만큼 서민들의 마음을 후비는 뉴스가 있습니다.

연료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등유 가격은 작년 11월과 비교해 7.2% 상승했습니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작년 동기보다 무려 14.9%나 상승했습니다.

소폭이지만 연탄 가격도 올랐는데, 이는 지난달 말 고시한 '무연탄 및 연탄의 최고판매가격 지정'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 향후 통계에서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합니다.

난로에 연탄을 교체하는 이 마을 한 할머니의 손이 그래서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온기 더듬는 한 아주머니 [김인철 기자]
온기 더듬는 한 아주머니 [김인철 기자]

연탄과 전기장판에 의존하며 겨울을 나는 다른 아주머니는 연신 손을 장판 아래로 넣어봅니다. 아직 온기가 부족한 듯한 표정이지만 설사 방이 더 따뜻해져도 오르기만 하는 겨울 서민 물가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백사마을에 배달되는 연탄 [김인철 기자]
백사마을에 배달되는 연탄 [김인철 기자]

정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소외계층이 연탄 가격 인상으로 추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인상분만큼 연탄 쿠폰 지급액을 올리기로 했지만, 연탄 쿠폰을 받지 못하는 사용자의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탄 봉사활동 펼치는 행안부 직원-2 [김인철 기자]
연탄 봉사활동 펼치는 행안부 직원-2 [김인철 기자]

이 밖에 라면(6.1%), 계란(18.1%), 설렁탕(3.0%), 짜장면(4.2%), 구내식당 식사비(2.9%), 소주(6.0%), 막걸리(3.8%) 등 서민 식생활과 밀접한 품목도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런 뉴스 탓인지 추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치는 행안부 직원들의 어깨도 가벼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연탄 봉사활동 펼치는 행안부 직원-3 [김인철 기자]
연탄 봉사활동 펼치는 행안부 직원-3 [김인철 기자]

백사마을 모습 [김인철 기자]
백사마을 모습 [김인철 기자]

언젠가 멀지 않은 미래에 이 동네도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추위를 막기에는 태부족으로 보이는 거친 지붕, 그 위에 쌓인 눈, 바람을 이기기 위해 던져 놓은 타이어 등의 모습과 이 동네에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았던 우리의 이웃의 기억은 오래 남을 것입니다.

백사마을의 한 가정-1 [김인철 기자]
백사마을의 한 가정-1 [김인철 기자]

'춥지 않으냐'는 질문에 '당연히 춥다'는 답변을 하던 한 아주머니는, "그래도 인기척이 나서 밖에 나가보면 누군가 어느새 연탄을 가져다 놓고 가는 적이 많아. 고맙다는 인사는 하고 싶은데…." 합니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칠수록 이웃을 생각하는 우리 마음만은 추위에 반비례했으면 좋겠습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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