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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봉사로 길을 찾다] ③ 카메룬 음발마요 윤은주 씨

송고시간2018-01-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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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케냐·카메룬 등 아프리카 3국서 6년간 봉사의 삶

"인생의 의미 불투명해질 때 한 번쯤 겪어볼 좋은 경험"

카메룬 현지 주민과 함께한 윤은주씨
카메룬 현지 주민과 함께한 윤은주씨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음악강사(2007년 우간다), 유치원 음악교사 및 주민 의식교육 담당(2011∼2012년 카메룬), 영어 기초교육(2014년 케냐), 지역개발 활동(2016년부터 현재까지 카메룬).

윤은주(여) 씨는 최근 10년 가운데 6년을 아프리카 3개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보냈다. 이 정도면 가히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아프리카 전문가'라 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은 경력이다.

올해 초 귀국하는 그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된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비로소 해야 할 일을 찾았다"고 말했다.

'많은 시간을 아프리카에 쏟아 부담감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봉사활동으로 잃은 것은 없다. 뭔가를 포기했다기보다는 내가 강렬하게 원했던 일이고, 이를 통해 길을 찾았으니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생활하면서 스스로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엇이든 빨리 진행하고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지만, 지금은 단순한 프로젝트의 완결보다는 사람과 그 관계에 우선순위를 두게 됐다는 것.

그래서 해외 봉사활동에 나설 청년들에게 "그곳이 어디든, 해야 할 일이 무엇이든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활동이었으면 좋겠고 그만큼 힘든 상황이 생길 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비록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이어도 최선을 다해 활동하다 보면 그 속에서 정말 의미 있고 보람된 결과를 얻을 때가 있다"는 말도 보탰다.

그와 아프리카의 인연은 2006년 동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활동하던 한 선교사로부터 그곳 신학교의 음악강사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으면서 시작됐다.

"머릿속에 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지나갔어요. 메말라 쩍쩍 갈라진 땅바닥 위로 물통을 이고 걷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먼저 생각났죠. 그래서 '물은 있나요'라고 물었고, 우물을 파 놨다는 대답을 듣고 우간다행을 전격 결심했습니다."

우간다뿐만 아니라 주변국 콩고, 르완다, 수단, 에티오피아, 케냐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다니는 신학교에서 음악 강사로 활동한 그는 귀국 후 직장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다 문득 우간다 빅토리아 호숫가의 나무그늘에서 느끼던 시원한 바람이 생각났고, 향수병까지 생기면서 다시 아프리카행을 모색했다.

그 무렵 KOICA가 경북도와 협력해 농촌개발 해외봉사단원을 파견한다는 모집 안내문을 보고 곧바로 지원해 카메룬으로 날아갔다.

현지에서 그는 '농촌개발 봉사단'의 일원으로 통역(프랑스어) 및 마을주민 의식교육과 유치원 음악교육을 담당했다. 1년간 팀으로 활동하던 다른 단원들이 귀국했지만, 그는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남겨두고 떠날 수 없어 1년 더 연장하고 봉사를 이어갔다.

카메룬에서 돌아와서는 제대로 쉬지도 못한 상태에서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소속 NGO의 봉사단원으로 케냐 수도 나이로비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빈민가 어린이들의 영어 기초 교육을 담당했고, 나중에는 지방에 있는 마사이 마을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알파벳 기초 교육을 진행했다.

1년간의 짧은 케냐 활동을 마치고 아쉬워하던 차에 KOICA가 카메룬에서 지역개발 활동 단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또다시 응모해 선발됐다. 이후 지금까지 카메룬 음발마요의 한 마을에서 어린이센터와 돼지우리를 짓는 현장사업을 진행했고 센터에서는 피아노 레슨과 미술교육을 담당했다.

"10년 넘게 아프리카를 고향으로 생각하며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제 나이 또래들보다 아프리카를 더 잘 알게 됐고,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죠. 앞으로도 아프리카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조건 달려갈 생각입니다. 저는 봉사를 통해 아프리카를 만나고 꿈꾸게 됐습니다."

그는 봉사를 하면서 무조건 참고 희생하겠다는 생각은 말라고 당부한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으면 다른 이들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란다. 먼저 본인의 정서적인 안정과 환경에 대한 적응을 한 후 봉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해외 봉사는 인생의 의미가 불투명해질 때 모든 것을 내려놓는 마음으로 한 번쯤은 겪어 볼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이 우리나라보다 열악한 경우가 많고, 문화와 환경도 달라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는 이 받는 이 모두가 함께 '행복'을, 적어도 '더 나은 삶'을 찾아가면서 서로 협력하는 여정에 여러분도 탑승할 것을 추천합니다."

카메룬 음발마요에서 봉사하는 윤은주씨
카메룬 음발마요에서 봉사하는 윤은주씨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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