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해외봉사로 길을 찾다] ⑤ 파라과이 카과수 김천수 씨

송고시간2018-01-05 07:3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34년간 체육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해 현지 고교서 재능기부

"청년들이여 성숙한 세계시민 되는 해외봉사에 도전하라"

파라과이에서 시니어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는 김천수씨
파라과이에서 시니어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는 김천수씨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청년기는 도전의 시대이니 앞뒤 가리지 말고 무조건 도전하라."

KOICA 시니어 봉사단원으로 2016년부터 파라과이에서 활동하는 김천수(60) 씨는 국내 청년들에게 해외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그는 공주사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와 충남지역 고등학교에서 34년간 체육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직후 파라과이로 건너갔다.

김 씨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외봉사를 권하는 이유에 대해 "더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발돋움하는 일이며 해외 진출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정할 기회를 얻기 때문"이라며 "해외봉사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역설했다.

이어 "봉사란 내가 많아서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고, 내가 진정성을 갖고 대할 때 그들도 나에게서 많은 것을 얻고 나 또한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받을 수 있는 '상호 신뢰의 장(場)'"이면서 "그러한 공간에 우리 청년들이 함께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인식은 해외봉사로 '인생 2막'을 시작한 이래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이다.

김 씨는 오는 5월까지 2년 일정으로 파라과이 카과수주의 코르넬 오비에도에 있는 산로케고등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친다.

또 현지 학생들에게 파라과이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강연도 열고 있다. 파라과이 학생들은 자국이 세계 2위의 전력 수출국이며, 대두 수출량 세계 4위, 소고기 수출 세계 6위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자국이 발전 가능성이 많은 나라라는 것도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이런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 지난해 신입생 환영회 때 '파라과이여 일어나라'라는 주제의 강연을 했는데 호응이 좋아 인근 학교로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이 전쟁 이후 폐허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듯이 파라과이 역시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나라임을 알려주고, 학생들에게 미래와 꿈을 심어주고 싶었어요. 앞으로는 파라과이 전역을 돌며 교육할 생각입니다."

그는 봉사단원 현장사업으로 체육관 건립에도 참여하고 있다. 산로케고교와 학부모회, 카과수 주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공동으로 추진한 숙원사업 중 하나로 현재 4단계 공사까지 마쳤다. 체육관에서는 지난해 9월 '제58회 코로넬 오비에도시 학교 대항 체육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김 단원이 해외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퇴직하면 함께 해외에 나가 선교사를 돕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음악 교사로 일하다 4년 만에 그만두고 25년간 음악학원을 운영한 아내는 김 씨와 동행했다가 지난해 9월 정식으로 KOICA 봉사단원이 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체육 교사로 학생들을 가르쳐 왔어요. 퇴직 후에는 세계를 다니며 재능기부를 하고 싶었어요. 다행히 파라과이에서 그걸 실천할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파라과이에 와서 한동안 언어 소통문제로 답답하고 힘들었다. 현지 교사나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싶은 것이 많지만, 스페인어 실력이 부족했다. 처음에는 준비운동 시 구령을 붙일 때 한국어가 습관처럼 튀어나왔지만, 요즘에는 스페인어 구령이 더 먼저 나올 정도로 친근해졌다고 한다.

김 씨는 해외봉사를 놓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전 세계로 나가 꿈을 펼치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당장 지원하라"면서 "봉사는 내가 가진 것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파견국의 언어와 장점도 배우는 귀중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또 언제 어디서 어떤 돌발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유념해야 하고, '체력관리'가 필수이며, 현지어 습득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기에 충분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된다면 계속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며 "남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것만이 아닌 '따뜻하고 친구 같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도록 더 힘내서 봉사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김천수 단원(오른쪽 2번째)이 현지 교육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천수 단원(오른쪽 2번째)이 현지 교육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ghwang@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